◆<김용화 이지씨앤씨 대표·kimyh@egc.co.kr>
지난 2000년 초에 애플리케이션 레벨(application level)의 멀티캐스트 솔루션을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했을 당시, 국내 IT업계는 인터넷 닷컴의 거품이 막 꺼지기 시작한 직후였다. 한때 1000개 이상을 헤아리던 인터넷방송국은 안정적인 수익모델 창출에 실패, 침체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었고 결국 국내시장의 문이 닫히면서 우리 회사 역시 이미 계획은 가지고 있었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정을 훨씬 앞당겨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난 2년 동안 ‘멀티캐스트의 전도사’ 소리를 들어가면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게 됐다. 날로 변해가는 인접국가들의 인터넷 인프라 확충과정을 직접 현지에서 체험하면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는 확신을 얻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모았던 것은 중국의 인터넷 발전상이었다.
중국의 IT산업, 특히 인터넷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미 지난해 초에 중국은 전국적으로 12개 성(省)을 광케이블을 바탕으로 인트라넷으로 연결시켜놓았고 여기에 연결된 인구만도 4000만명이 넘는다고 했다.
중국은 금년 말까지 30개 성 이상으로 국내 인트라넷의 확대를 추진중이며 지금 당장이라도 이를 국외망과 연결시키기만 한다면 우리나라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앞선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로 전환하게 될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우리에게 무궁무진한 기회라고 본다. 문제는 아직도 많은 국내 기업, 특히 벤처들이 해외진출을 ‘여유가 생긴 다음에’ 추진할 후차적 순위의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의 문제는 제쳐두고라도, 우선 ‘벤처’ 하면 애당초 사업구상 단계에서부터 이미 해외시장을 염두에 둔 비즈니스 플랜을 세우는 것이 관행화될 정도로 마인드부터가 변해야만 이같은 기회는 온전히 현실의 성과로 전환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은 당연히 이미 벤처를 시작한 우리들의 몫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