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데이터통합(VoIP)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해당 사업자들에 통화품질 개선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VoIP서비스의 통화 실패율이 10%를 웃돌면서 사용자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사업자들은 통화 실패기록조차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사용자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게이트웨이간이나 터미널간 호 제어를 주관하는 장비(게이트키퍼)에 남는 통화 데이터의 코드가 포괄적이고 표준화되지 못해 사업자들은 좀처럼 통화 품질을 높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VoIP전화가 역무 조정과 착신번호 부여가 논의될 정도로 보급이 확산되고 있으나 일반전화(PSTN)를 대체할 정도로 올라서려면 품질 개선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통화실패 관리가 제대로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황=VoIP전화사업자들은 하루에도 수천건씩 쌓이는 통화 데이터를 저장하고는 있지만 마땅한 툴이 없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업체 나름대로 분류하나 통화안정성을 높이는 자료로 사용하거나 다른 업체와 데이터를 공유할 정도는 못된다.
특히 전화가 중간에 끊기거나 아예 걸리지 않는 통화 실패의 원인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연구책임자들은 “통화 실패 데이터를 정확히 분석해야 네트워크·서버·클라이언트 중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를 알 수 있으며 이를 개선해야 통화실패율이 낮아진다”며 “그러나 이처럼 귀중한 자료인 실패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VoIP업체들은 고작해야 고객의 불만사항을 접수하면 해당 번호의 통화기록을 일일이 찾아 문제점을 분석하고 통보하거나 조치를 취하는 ‘원시적인’ 방법에 의존하고 있다. 통화안정성을 저해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찾기 힘들다는 얘기다.
A사의 K 연구소장은 “VoIP에서 일반전화망으로 전환할 때의 호 블로킹 현상, 게이트웨이와 교환기 사이의 메시지 불일치, 인터넷 회선의 병목현상 등 통화실패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에러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선책=VoIP전화 사업자들은 에러데이터에 표준화된 코드를 부여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장비별로 코드가 일치하지 않으며 그나마 없는 경우도 많다. 자체적인 통화실패율 개선은 물론 서비스 업체간 공동조치를 위한 데이터 공유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한 착신번호가 부여돼 서비스업체가 다른 VoIP전화간 통화가 활성화된 경우 통화실패의 원인을 명확히 해 보상에 대한 책임소재를 정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상호 공유할 수 있는 에러데이터 코드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비업체를 포함한 VoIP 관련 업계의 합의와 공동노력이 요구된다.
VoIP의 표준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VoIP포럼의 운영위원장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강신각 박사는 “VoIP전화 서비스는 운영 경험이 2년 밖에 되지 않아 일반전화에 비해 체계적인 관리가 크게 미흡하며 업체별로 노하우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과 의미가 통일되지 않은 게 더 큰 문제”라며 이에 대한 업계 공동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