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용 조이온 사장
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춘추전국시대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다. 또 국내 게임시장은 1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문화산업 중 방송산업에 이어 두번째로 방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렇듯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가 팽창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게임 개발력, 그 중에서도 온라인게임의 개발력은 세계시장을 넘볼 정도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게임시장의 성장은 글로벌 비즈니스와도 맞물려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세계적인 게임 퍼블리셔가 하루 빨리 탄생하기를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영화, 게임 등을 비롯한 모든 문화산업에 있어 퍼블리셔는 유통, 개발, 배급력까지 갖춰야 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시장은 제작부문이 게임시장 전체의 70%, 배급부문이 약 29%를 차지하는 등 지나치게 개발쪽으로만 편중돼 있다. 현재 우리나라 게임시장에서의 ‘퍼블리싱’이란 의미는 단순히 게임을 소싱해 국내에 유통하는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시장과 해외시장과의 차이점을 들라면 바로 이 ‘퍼블리싱’이라는 부분에 대해 종종 말하곤 한다. 국내와 해외의 퍼블리싱에 대한 인식은 실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 유명 퍼블리셔는 자체적인 개발 스튜디오와 유통망, 배급라인 모두를 겸비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해외의 그것과 같지 않다. 국내의 경우 일반적으로 외산 게임을 소싱해 유통하고 국산 게임을 수출하는 유통사를 퍼블리셔로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EA, UBI 등의 해외 메이저급 업체들이 국내 지사 설립을 꾀하면서 국내 업체들도 퍼블리싱의 중요함에 대해 차츰 인식을 하고 있는 듯하다.
‘퍼블리싱’이란 국내 및 해외의 메이저 퍼블리셔들이 우수 게임을 소싱해 서비스 판권 계약을 맺고 상호 네트워크를 가동해 마케팅에 나서는 것이다. 따라서 퍼블리셔는 이에 따른 여러가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우선 우수게임의 선별과정에서 국내 퍼블리셔는 해외 퍼블리셔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 우수게임의 배급을 어떤 지역은 지사가 하고 어떤 지역은 현지 파트너와 손을 잡을 것인가 하는 등 방법론에 대한 연구도 뒤따라야 한다.
퍼블리셔들이 게임을 배급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군소 개발사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즉 퍼블리셔를 지향하는 영향력 있는 업체들은 좀더 시장을 멀리 넓게 내다봐야 한다는 말이다. 국내의 경우 우수 개발사들에 투자(현물과 시간투자 포함)함과 동시에 현재 국내 업체들이 가진 우수한 온라인 개발력을 바탕으로 눈 앞에 도래하고 있는 콘솔게임 시장의 온라인화를 위해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퍼블리싱’이란 단지 배급뿐이 아닌 개발, 배급, 유통,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4박자를 골고루 갖출 때 진정한 퍼블리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또 국내시장에도 연간 매출 1조원 이상의 매머드급 게임 퍼블리셔가 등장해 세계시장에서 탄탄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는 물적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인적자원과 인프라 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문화콘텐츠 업종이기에 충분히 가능하며 또 욕심을 낼만 한 분야기도 하다.
영화처럼 게임도 ‘판’에서 ‘업계’로, ‘업계’에서 ‘산업’으로, ‘산업’에서 ‘문화’라는 키워드로 위상을 높여 나가듯 국내 게임시장 역시 질적 성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세계적인 게임 퍼블리셔가 하루 빨리 탄생해 우리가 세계 속의 디지털강국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아시아, 미주, 유럽 등 세계 각국 현장에서 느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