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유럽-獨 t모바일 글로벌전략 눈길 쏠린다

독일의 t모바일이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동통신업체라는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최근 이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경영체제의 구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t모바일은 판매액 41% 증가, 수익 123% 증가라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여 정체에 빠진 많은 유럽의 이동통신업체들을 놀라게 했다. 물론 유럽의 이동통신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이런 빠른 성장속도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t모바일의 CEO 카이우웨 리케 조차 독일 현지 언론들을 통해 올해 실적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갖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t모바일의 올해 1분기 실적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익이 거의 두 배나 늘어나고 판매액 또한 무려 6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t모바일의 성장속도가 최근에 오히려 더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를 근거로 향후 영업전망에 조심스런 리케 조차 “t모바일이 현재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제적 이동통신업체”라고 선언하고 나섰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t모바일의 성장속도가 본거지라 할 수 있는 독일시장에서 보다 영국이나 체코, 미국과 같은 해외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t모바일의 미국 자회사인 보이스스트림(Voicestream)은 지난 1분기 동안 약 5십만 명의 신규고객을 확보해 같은 기간동안 t모바일이 확보한 전체 신규고객의 약 4분의 3을 공급했다. t모바일의 체크 자회사 또한 40%에 이르는 높은 영업마진을 확보함으로써 t모바일 안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t모바일 안에서 해외 자회사들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t모바일은 이들 자회사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t모바일의 유럽담당 임원 르네 오버만은 “현재 우리의 목표는 t모바일 조직 전체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럽 차원의 통합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그간 t모바일의 해외 자회사들은 독자의 명칭과 고유한 전략을 보유한 채 지역경영에만 주력해 온 것이 사실이었다. 예를 들어 t모바일의 영국 자회사는 바로 얼마 전까지 원투원(One2One)이라는 고유의 명칭으로 활동해 이 회사가 독일 t모바일 소유회사라는 사실을 아는 영국 소비자는 별로 많지 않았다.

 이런 의미에서 t모바일은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의 첫번째 사업으로 유럽 각국 및 오스트레일리아 등에 산재한 자회사의 이름을 모두 t모바일로 개칭했다. 또한 이들의 조직 일체감 조성을 위해 유럽과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테니스 선수인 안드레 아가시와 슈테피 그라프 커플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지난 주부터 해외 자회사가 소재한 모든 국가에 동일한 내용의 t모바일 이미지 광고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자회사의 기존 경영진이나 경영전략과 관련해서 t모바일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제까지 t모바일이 급속한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한가지 이유가 각국 사정에 맞는 고유한 지역경영체제 때문이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글로벌 경영체제가 이 회사의 경영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