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높아진 `IT코리아` 위상

 ‘중국 그리고 한국·인도.’

 연간 매출 130억달러(2001년)에 달하는 IBM 소프트웨어부문의 전략책임자인 스티븐 밀스 수석부사장이 말하는 아시아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다. 그는 중국 정보기술(IT)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동시에 한국과 인도를 같은 가치를 지닌 국가로 손꼽았다.

 지난 7일(현지시각)부터 10일까지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IBM 디벨로퍼웍스 라이브’에서 한국 IT산업 위상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 현장이기도 했다. 특히 세계 최대 IT기업인 IBM의 주요 경영자가 한국을 아시아 IT산업계의 3대 거점으로 손꼽은 점은 의미가 크다.

 이같은 현상은 프레스 미팅에서도 입증됐다. 아시아태평양권에서 이번 행사를 취재하러 온 기자들의 평균 인터뷰 건수는 2건인 반면 한국기자들은 5건이었다. 한국기자들은 밥 팀슨(IBM개발자관계총괄), 래리 보우덴(포털솔루션 부사장)을 포함한 중역을 만날 수 있었으나 다른 국가 기자들은 상대적으로 실무인력들과의 인터뷰에 만족해야 했다.

 우리나라는 선진 IT기술을 빨리 받아들이긴 했지만 시장규모가 왜소해 그동안 아시아 IT산업의 주변국가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평균적으로 세계 IT기업 총 매출의 1%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아온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차세대 이동통신을 대중화하고 있는 데다 웹서비스 도입열기까지 뜨거워지면서 이같은 선진 IT기업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

 물론 한편에서는 우리나라가 외국 IT기업들의 첨단 IT기술 경연장이자 테스트베드로서 ‘전락’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지만 최근들어 IBM·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유력 IT기업들의 웹서비스, 이동통신용 SW 시장전략이 한국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제 달라진 외국 IT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시각을 적절히 활용할 때다. 3세대 이동통신, 웹서비스가 불러온 IT산업 대변혁기를 맞아 이제 우리의 위상이나 역량 만큼의 제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우리의 몫은 남이 아닌 우리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엔터프라이즈부·샌프란시스코=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