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우편을 주고받을 수 있는 양방향 무선호출기인 ‘블랙베리’가 다양한 개인정보를 담을 수 있는 개인휴대용단말기(PDA)와 전통적인 음성전화에 데이터통신까지 즐길 수 있는 휴대폰 등과의 경쟁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캐나다의 무선호출기 업체 리서치인모션(RIM)이 개발한 블랙베리는 언제, 어디서나 전자우편을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이동통신단말기로 이를 이용한 데이터통신서비스가 최근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블랙베리 서비스 가입자(주로 미국)는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4만명에 불과했으나 4분기에 16만명을 돌파한 여세를 몰아 올해 1분기에 다시 30만명 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힘입어 RIM의 매출액도 지난해 1분기에 2500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에 9000만달러로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블랙베리가 처음 선보였을 때 기능이 단순해 음성 및 데이터통신, 24시간 인터넷 접속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PDA가 등장하면 곧 도태될 운명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그러나 블랙베리가 앞으로 PDA와 휴대폰 등을 누르고 데이터통신단말기 시장의 ‘왕좌’에 등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우선 블랙베리 시장규모가 휴대폰 및 PDA 등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다는 것. 올해 1분기에 전 세계에서 판매된 PDA가 300만∼400만대에 달하고 휴대폰은 같은 기간동안 무려 약 1억대가 팔렸다는 설명이다.
블랙베리가 PDA, 휴대폰 등의 틈바구니에서 이만큼이라도 성장한 것은 RIM의 생존전략이 옳았음을 입증하는 동시에 전 세계 벤처기업들 중에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