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케이블업체들 이구동성 "콘텐츠가 너무 부족해"

디지털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으나 대중의 마음을 끌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됐다. 브리언 로버츠 컴캐스트 사장 등 주요 케이블업체 경영자들은 최근 열린 미국케이블·통신협회(NCTA) 총회 개막식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로버츠 컴캐스트 사장은 이날 개막연설에서 “소비자가 신형 스포츠카 ‘페라리’를 얻었으나 시속 10마일로 달리고 있는 격”이라며 광대역 인터넷 콘텐츠 부족현상을 빗댔다. 로버트 삭스 NCTA 회장은 현재 디지털 케이블 고객이 1600만가구, 케이블 인터넷 접속가구 800만가구, 그리고 케이블을 이용해 기본 전화 서비스를 받고 있는 가구도 170만가구에 달한다고 현황을 밝혔다. 이날 케이블업체 중역들은 이구동성으로 케이블산업이 경제침체에서 벗어나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AOL타임워너 리처드 파슨스 최고경영자도 “현재의 콘텐츠는 인프라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다”고 언급하며 자사의 최대 현안은 광고수입 급감이라고 설명했다. 로버츠 컴캐스트 사장은 “전화서비스와 디지털 케이블 등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서비스를 광대역으로 전환한 뒤 위성TV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아오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케이블업체 중역들은 아울러 위성 TV서비스의 경쟁에 맞서 케이블업계가 하루빨리 주문형비디오(VOD) 같은 양방향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삭스 NCTA 회장은 “소비자는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보고 싶을 때 보고 싶어한다”며 “우리가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지만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로버츠 컴캐스트 사장은 “일반 TV는 뉴스 프로그램과 스포츠 이벤트의 중계처럼 시청자가 편리한 때 돈을 주고 볼 만한 프로가 풍부하다”며 “소비자가 예를 들어 시사프로 ‘60분’을 일요일 저녁시간대 외에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케이블시스템 장비업체인 톰슨멀티미디어 프랭크 댄저드 부사장은 소비자는 늘 기술혁신 제품이라고 구매하는 것은 아니라며 현재 주문형비디오는 특수 고가제품으로 남아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케이블업계의 다른 당면과제는 개인디지털비디오녹화기(DVR) 등 신기술 적응문제다. DVR와 양방향TV는 지난주 열린 NCTA회의에서 가장 많이 논의된 주제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케이블협회 총회장에서 새로운 양방향TV 프로그램 가이드를 선보였다. 시청자가 이 가이드를 이용하면 이름, 쇼 종류, 채널만으로 특정 프로그램을 쉽게 검색하고 해당 프로와 관련된 정보를 볼 수 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