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포르노사이트 `아 옛날이여…`

온라인으로 돈벌기가 어렵다지만 적어도 포르노 사이트들은 돈을 벌게 해줄 황금시장으로 기대돼 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포르노로 쉽게 돈벌던 때도 이제 지나갔다. 온라인 성인물 공급업체들도 최근 기술·경제면에서 급격한 변화에 휩싸인 상황이다. 사이버넷엑스포란 성인오락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야브루는 “온라인 포르노로 쉽게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 거라고 여기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고 밝혔다. 말총머리를 한 중년의 포르노 베테랑인 야브루는 ‘베가스리’란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포르노업계가 지난 30년간 영화에서 비디오, 폰 섹스, 온라인 대화방 및 광고판 그리고 최근에는 사이버포르노로 진화돼 오는 것을 지켜봐 왔다. 라스베이거스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그는 포르노가 ‘사업’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그리고 갈수록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도 절감하고 있다.







 포르노 사이트의 난제는 수두룩하다.




 첫째, 성인 사이트가 너무 많아 두각을 나타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인터넷에 무료 콘텐츠가 널려 있어 유료화가 어렵다. 셋째, 빈번한 가입 취소와 사기사건으로 신용카드업체들로부터 좋지 않은 평판을 받고 있다. 넷째, 회원들이 초고속 통신망의 급격한 보급으로 콘텐츠를 빠른 속도로 내려받기해 가입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이같은 사실들은 진짜 마음먹고 도전하지 않고서는 온라인 포르노를 통해 성공을 거두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게다가 사이트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인터넷 시장조사업체인 주니퍼미디어매트릭스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인터넷 사용자들 중 37%가 성인 사이트를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거의 1년동안 변함없는 비율이다.







 과학 전문지인 네이처도 웹 사이트의 2%가 성인 콘텐츠를 취급하고 있다고 집계했으며, 전미과학아카데미도 40만 성인 사이트의 연 매출을 10억달러로 추산했다. 온라인 포르노를 이용한 돈벌이 이야기는 인터넷 초기 다른 사이트들이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도 넘쳐났었다. 이에 따라 주류 사이트들도 유료화와 광고, 트래픽 공유 등을 성공적으로 혼합시킨 성인 사이트의 사업 모델을 분석하곤 했다. 우선 이국적 댄서 출신의 대니 애시의 경우를 보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97년 스트립걸인 애시가 어떻게 ‘섹스는 즐겁다’라는 모토의 사이트를 만들었는지 자세한 내용을 1면에 보도했었다. 이 사이트는 애시를 비롯한 여성들의 누드를 게재하는 방식으로 유료화를 단행해 연간 2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이 사이트도 고객 기반을 30만명 이상으로 늘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 사이트는 여전히 흑자를 내고 있지만 새로운 성장 방식에 골몰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새 사업으로 모델들과의 데이트 기회를 돈으로 살 수 있는 온라인매장 및 경매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 사이트 샘 애그불라 마케팅 및 홍보담당 이사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면서 “포르노에도 마찬가지 규칙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례는 온라인 포르노사업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몇 안되는 상장 성인 사이트의 하나인 뉴프런티어미디어는 콘텐츠를 케이블, 위성, 웹 사이트를 통해 제공중이다. 이 회사의 케이블사업이 플러스 성장을 보이고는 있지만 인터넷사업 매출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전년대비 23% 줄어든 1930만달러에 머물렀다. 회원수도 1400만에서 1270만으로 격감했다. 성인 콘텐츠의 대명사인 플레이보이조차도 온라인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플레이보이의 온라인 매출 및 가입자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플레이보이 온라인은 지난해 4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6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온라인사업이 이같이 어려워진 것은 광고 수입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플레이보이 온라인은 이에 따라 비디오 및 사진을 제공해주는 회원제 섹션인 사이버클럽에 가입할 가능성이 큰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온라인 포르노업계의 현황은 지난달 피닉스에서 열린 성인 웹마스터들을 위한 피닉스 포럼에서 주요 화제로 떠올랐다. 300여명이 참가한 이 포럼에서는 ‘과금 솔루션’ ‘트래픽을 돈으로 전환시키는 방법’ 등을 주제로 토론이 벌어졌다.




 피닉스 포럼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사이트 방문객을 유료 가입자로 전환시키는 데 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마케팅업체인 세레브달라스 지오르다노 사장은 “방문객들이 2달러 95센트짜리 시험 서비스에 가입해 필요한 콘텐츠만 손에 넣고는 가입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인터넷에 무료 성인 콘텐츠가 지천으로 깔려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가 성인 콘텐츠를 위한 창작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도 사진 및 비디오를 쉽게 내려받기해 무료로 뉴스 그룹이나 냅스터 형태의 파일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들 사이트들은 여기다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신용카드업체들과의 갈등도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비자 및 마스터카드는 온라인 성인물업계를 대금을 늦게 지불하거나 아예 지불하지 않는 성향이 강한 고객으로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성인 사이트들은 수입을 늘리기 위해 이제 온라인 도박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터넷 도박이 미국에서는 불법이라 플레이보이가 해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카지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