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기업의 리눅스서버 도입.

 

 포스코가 추진하는 ‘프로세스 이노베이션(PI)’ 2기 프로젝트의 대용량 데이터베이스(DB) 처리용 서버로 리눅스 시스템을 채택키로 했다고 한다. 리눅스 서버가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엔터프라이즈 컴퓨터 분야에 채택된 것이 이번이 국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다.

 포스코가 자사 시스템통합업체인 포스데이타를 통해 2004년까지 추진하는 통합전산화 작업인 PI2기 프로젝트에는 최대 2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리눅스 서버 4대를 도입해 시험가동에 들어갔는데 앞으로 PI 2기의 병렬DB처리시스템 등을 확장하면서 1차로 서버 3대 추가를 시작으로 계속 리눅스 서버 도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리눅스시스템은 오픈소스로 기존 윈도나 유닉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사스템포팅이 용이하다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는 인터넷업체를 비롯해 몇몇 업체들이 사용해왔을 뿐 대기업들은 시스템 보안상의 문제를 이유로 시스템 도입을 꺼려왔던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한국리눅스협의회를 중심으로 리눅스업체들은 리눅스 시스템 공급확대를 적극 추진해 왔다. 특히 이들은 정부의 리눅스시스템 도입이 관건이라고 판단해 행정전산망용으로 리눅스시스템이 선정될 수 있도록 촉구해 이를 관철시킨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말 리눅스 제품을 행망용 오퍼레이팅시스템으로 결정하고 일선 행정기관에서 이를 도입하도록 했으나 일선에서의 활용도는 기대를 밑돌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 전국 초·중·고교에는 1만여대의 리눅스서버가 공급돼 있으나 활용도는 10% 미만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가 대형프로젝트에 리눅스를 채용한 것은 리눅스업체들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리눅스업체들이 이번 호기를 리눅스시스템의 공급확대와 연결시키려면 해결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포스코 프로젝트를 통해 리눅스시스템에 대한 그간의 보안문제 등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업체들이 리눅스서버의 성공사례를 발표한 적이 많지만 구매를 늘리는데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여부가 리눅스시스템의 공급확대와 맞물려 있다고 하겠다. 더욱이 포스코가 사업추진의 성공여부에 따라 시스템 도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은 주목해야 한다.

다음은 리눅스업체들간의 협력체제 구축이다. 리눅스시스템을 공급함에 있어서 OS나 하드웨어장치 판매에만 전념한다면 실수요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없을 것이다. 포스코프로젝트에서 보듯이 리눅스 기반 x시리즈에 DBMS, SAS 통계분석 프로그램 등이 한꺼번에 공급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관련업체들은 솔루션업체와 다른 리눅스업체들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면서 수요자 발굴에 나서야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후지원서비스 체제를 구비해야 한다. 기업들이 리눅스를 도입한 후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리눅스 기반으로 쉽게 포팅하지 못한다면 리눅스산업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밖에 리눅스시스템의 보안취약에 대한 문제를 서둘러 해소하고 전문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이번 사례가 리눅스산업 활성화의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