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탁 특허정보원장
오늘날 반도체, LCD 등 기간산업은 물론 생명공학, 로보틱스 등의 신기술 발전과 함께 인터넷의 빠른 확산으로 전자상거래 및 IT분야의 기술개발 속도가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정보의 이동속도가 기존의 사회질서를 빠르게 변화시킴에 따라 기술경쟁력의 지표라 할 수 있는 특허권 확보경쟁과 이에 대한 분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점차 가열되는 기업간 기술경쟁 속에서 기술의 흐름을 파악하고 신기술 개발과 분쟁에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기업들이 풀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기술에 대한 정보분석이 미비할 경우 특허분쟁이라는 거대한 회오리에 휘말리게 되고 특허분쟁에 패배한 기업은 막대한 피해보상은 물론 연구·개발(R&D) 비용의 포기, 새로운 기술개발 전략수립에 따른 시간적·금전적 손실, 대외적 기업이미지 실추 등 많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특허권 및 특허정보의 인식전환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특허관리체계는 어떠한가. 최근 들어 국내 기업의 특허관리 인식은 예전과 비교해 높아지고 있다. 매우 다행스러운 변화다.
이러한 변화는 특허에 관한 단순한 인식제고의 차원을 넘어 강력한 특허전략으로 나타나고 있다. 타 업체 기술의 동향정보 및 특허침해 여부 등을 사전에 조사, 기술개발 초기단계에 적절하게 제시함으로써 연구의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통한 신기술 선점 및 특허분쟁처리 등 기업들의 대응도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부 대기업에 해당되는 사례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아직도 지식재산권 확보 및 보호에 관한 투자 및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특허경쟁력 세계 10대 기업 중 전자부문에 삼성전자(4위), 반도체부문에 하이닉스반도체(8위)가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0년 한해 외국에 지불한 기술료(로열티)가 29억달러에 달했다.
또 무선통신지적재산권협회가 2000년 상반기 정보통신 관련 중소기업 141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특허전담 부서가 설치된 기업은 전체의 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외국기업의 기술사용 라이선스 계약전 국내 기업이 보유한 특허를 사전 검색해 보는 기업이 겨우 46%라는 사실은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미비한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술패권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자 우리 산업을 보호하며 기업의 미래를 담보할 창과 방패는 무엇일까.
그 물음에 대한 열쇠는 바로 특허정보의 적극적 활용, 즉 기술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철저한 특허전략의 수립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글로벌화된 환경속에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강력한 대응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 기업이 소리없는 기술패권주의의 전쟁으로부터 기술경쟁력이라는 창과 방패를 갖춘 정보화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사전조사(선행기술조사)를 통한 연구개발 방향의 수립, 기술경쟁력 지표인 특허권의 확고한 취득을 통한 신기술 선점과 중복투자 방지 등 특허정보의 생존전략화가 필수적이다.
또 우수한 정보참모로서의 특허정보검색을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경제사회에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모든 기업의 잠재적 성패요인으로서의 기술경쟁력 확보는 적극적인 특허정보의 활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허정보의 효율적 이용이야말로 글로벌 특허전쟁으로부터 우리 기업의 미래를 지켜낼 가장 강력한 창과 방패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