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체가 세계 최대 게임박람회인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개막을 계기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더욱이 그동안 중국·일본·대만 등 아시아권을 대상으로 하던 해외시장 진출전략에서 벗어나 미국과 유럽을 포함시키는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으로 확대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안방시장에 연연하지 않고 해외시장에 도전하는 게임업계에 거는 기대가 크다.
세계시장 공략의 시발점은 오는 22일 미국 LA에서 개막되는 E3라고 한다. 30여 업체가 100편이 넘는 국산게임을 발표하면서 EA·마이크로소프트·인포그램·비방디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수출협상을 벌여 총 2억5000만달러의 수출계약 및 상담실적을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전세계 500여개 게임업체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E3는 유럽 게임업체가 주로 참가하는 ECTS, 아시아지역 게임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도쿄게임쇼와는 달리 미국 및 유럽지역 메이저 게임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산실이다. 전세계 게임업체들이 펼치는 해외 비즈니스의 70% 이상이 E3를 통해 시작되거나 성사될 정도라니 그 규모와 비중을 미뤄 짐작케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분야는 해외 게임업체들이 눈독을 들일 정도로 경쟁력이 높은 국산 온라인 게임이다. 3D 온라인 게임 등 그동안 세계무대에 공개되지 않은 수준급 작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비디오 콘솔 게임업체들의 온라인 콘솔 게임 사업전략이 E3의 핫이슈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이번 E3는 국내 게임업체들이 제대로 된 수출상담을 펼치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이를 계기로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하던 우리의 게임 비즈니스가 미국과 유럽 등 세계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 기업과 국가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생존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국산 게임의 경쟁력 제고다. 세계시장 과점화 현상이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1등 상품만 살아남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중국 등에서 국산 게임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나 아직은 시장지배력이 확실하지 못하고, 뒤에서 치고 올라오는 경쟁국들의 추격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게임업계의 세계시장 진출전략이 성급한 것 같다는 주위의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실제로 국내 게임시장의 70∼80%를 외국제품이 장악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각종 프로게임리그가 채택한 공식게임의 대다수가 외국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이에 따라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와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두가지 전략을 적절하게 구사해야 할 것이다.
국가 IT경쟁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우리의 게임산업이 IT분야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게임의 현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현지인의 취향을 파악해 그들이 즐기는 게임을 제공해야 빨리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다음은 나라마다 다른 콘텐츠의 심의기준을 사전에 파악해야 수출도 잘 되고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현지 게임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해외 게임정보를 신속하게 입수, 해외 마케팅전략에 활용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