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음성전화업체와 음성데이터통합(VoIP) 인터넷전화 업체간 시장경쟁은 요금보다는 브랜드 마케팅, 통화품질, 부가서비스 등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예측됐다.
19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내놓은 ‘인터넷전화사업자의 요금전략’에 따르면 KT·하나로·데이콤 등 기존 음성전화사업자들이 국제전화나 시외전화서비스에서 VoIP기술 적용을 늘리면서 통화 요금을 내리는 반면 VoIP전화 업체들의 통화료는 점차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브랜드·통화품질 등이 주요 경쟁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VoIP 업체들은 통화 품질이 떨어지지만 국제와 시외전화에서 기존 음성전화사업자들보다 많게는 수십분의 일까지 저렴한 통화료를 내세워 시장을 키워왔는데 이제부터는 차별성이 점차 둔화된다는 얘기다.
VoIP 전화 업체들은 서비스업체간 호환이 불가능한 데다 값비싼 게이트웨이 등 장비와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해 가입자가 서비스업체를 쉽게 바꾸지 않는 이른바 록인(lock-in)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존 음성전화사업자는 일반전화기를 사용해 식별번호만 다르게 누르면 서비스업체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록인 효과가 작고 VoIP 서비스에 대응한 가격인하가 경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따라서 기존 음성전화업체와 기존 VoIP전화업체간 통화요금 격차가 줄어들게 되고 나아가 동등한 시장에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후발 VoIP 전화사업자의 경우 저렴한 통화료를 내세우더라도 록인 효과에 의해 시장에 진입하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KISDI 안재홍 연구원은 “실제로 각 통신사업자의 요금을 비교해본 결과, 록인 효과로 인해 기존 음성전화사업자는 지역별로 다른 가격을 부과하는 가격정책을 사용하지 못하고 일정한 가격인하율을 유지하는 반면 인지도 있는 VoIP 전화 사업자들은 고객의 통화패턴에 맞춰 지역별 가격을 변화시키면서 전체적으로 고가의 통화료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VoIP 전화는 무료서비스로 시작해 통화료 부과, 통화료에 기본료를 부과하는 등 요금변화 과정을 거쳐 고가의 통화료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VoIP 전화의 통화품질이 향상되고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통화 요금이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VolP 전화 업계도 동의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네트워크의 발전 방향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기존음성전화와 VoIP 전화의 경계를 구별하는 일이 무의미해질 것”이라며 “결국 VoIP 전화 사업자들은 통신사업자로서 기간사업자들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든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틈새시장을 새롭게 개발하든지 두 갈래로 나눠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