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물량 부담(오버행)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지 경영권을 가져갈 생각은 없습니다.”
표문수 SK텔레콤 사장은 20일 “민영 KT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가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8일 KT의 공모청약에서 최대 물량을, 그것도 마감 직전에 극적으로 청약해 KT의 최대주주로 떠올랐다.
표 사장은 “다른 회사라면 몰라도 우리로서는 KT 공모에 참여하면 실익이 많지 않다”며 “다만 KT가 몇 차례 SK텔레콤의 주식을 매각했으며 또 앞으로 매각할 경우 우리 주가의 상승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으며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불투명한 미래 상황에 대비한 ‘보험성’ 청약이라는 얘기다.
SK텔레콤의 이번 KT 지분참여 결정이 워낙 전격적인 탓이었는지 청약 이후 ‘말을 뒤집은 비신사적인 행동’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으며 정부와의 사전교감설도 불거졌다.
이에 대해 표 사장은 “우리가 KT 지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적도 없으며 말을 뒤집은 적도 없다”며 “당일 이사회에서 격론 끝에 최종 결정됐을 정도로 신중하게 검토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에 언제 통고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공개입찰에서 누가 자기 정보를 주겠느냐”며 “정통부 장관을 비롯해 그 누구에게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걱정한 것은 오버행 문제와 KT 지배주주의 등장에 따른 시내망 독점유지 두가지였다”며 “삼성 이건희 회장이 불참하겠다고 한 발언이 나온 이후엔 오버행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표 사장은 “실익만 놓고 보면 삼성의 결정은 매우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하고 “통신서비스사업을 하지 않는 삼성과 달리 우리는 KT가 특정 대기업에 감으로써 생기는 망 독점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표 사장은 “우리가 최대주주가 됐으나 경영권을 가질 생각도,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장치도 없다”며 “KT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는데 우리가 일조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