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이 코스닥기업들의 수익성을 개선시킨다(?)’
금리인상은 기업들의 이자비용 상승을 이끌어 주가에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게 일반적인 정설이다. 따라서 정부는 경기가 과열됐거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금리를 인상하는 정책을 취하게 된다. 전세계 주식시장이 미국의 금리인상과 인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증권시장은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코스닥기업의 전체 순이익이 2%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는 이례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12월 결산 등록법인 667개사의 2001년 감사보고서상 현금예금 및 차입금을 기준으로 할 때 이자율이 1%포인트 상승시 이자수익은 평균 50억원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 2517억원의 2%에 해당한다.
이는 금리인상과 관련한 일반적인 주가 변동개념과는 정반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자율이 1%포인트 인상될 경우 이자수익이 증가하는 IT기업은 하나로통신(12억원), KTH(11억원), 새롬기술(10억원) 등 이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순이익이 적자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핸디소프트는 이자율이 1%포인트 오를 경우 9억원의 순이익이 증가, 지난해 순이익의 39%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이자율 상승은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의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코스닥 등록법인 가운데는 영업활동보다 공모나 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대거 확보해 놓은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물론 기업이 많은 현금을 확보하고 부채가 적다는 것은 회사 경영상 매우 유리한 조건임에 틀림없다. 또 기업 체질 개선을 위해 지향해야 할 바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로 코스닥기업들은 다시 한번 수익은 못내고 공모·증자 자금의 이자를 통해 먹고 산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코스닥기업들이 확보해 놓은 자금은 대부분 증자나 공모시 투자자들로부터 회사가치 상승에 필요하다는 동의하에 얻어낸 자금이기 때문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