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니퍼가 네트워크 시장의 패권장악에 나섰다.
21일 C넷(http://www.cnet.com)에 따르면 주니퍼는 현금 3억7500만달러를 포함, 현금 및 주식교환 방식으로 총 7억4000만달러를 투입해 지멘스의 네트워크 장비 분야의 자회사인 유니스피어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수위 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를 겨냥한 것으로 이 시장 판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시스코는 네트워크 사업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에지 라우터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온 유니스피어를 인수함에 따라 마켓셰어를 한층 늘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인 커런트 어낼러시스의 관계자는 “두 업체 시장점유율의 산술적 합은 시스코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시너지 효과가 큰 에지 라우터 시장을 발판으로 시스코 추격에 나설 경우 판도변화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하이엔드 라우터 시장은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는 반면 네트워크 사업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에지 라우터 시장은 전망이 밝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 이번 합병으로 합병회사 지분 10% 정도를 갖게 되는 지멘스는 주니퍼의 기술을 재판매하기로 하고 전세계 190개 국가에 주니퍼의 기술을 적용한 장비의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어서 주니퍼의 입지는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주니퍼의 크리언스 CEO는 “순수 통신시장보다는 IP시장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면서 “지멘스와 공조를 돈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주니퍼의 스콧 크리언스가 맡고 유니스피어의 짐 돌스 CEO와 주니퍼의 로이드 카니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각각 수석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주니퍼는 이번 인수로 올해 순익은 소폭 감소하겠지만 내년 순익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주니퍼는 한때 라우터 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했으나 지난 수년간 시스코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점유율이 한자리로 떨어졌다. 또 유니스피어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등 네트워크 시장에서 신흥 유망업체로 떠올랐으나 주 수요처인 글로벌크로싱의 도산과 퀘스트커뮤니케이션스의 부진 등 통신부문 침체여파로 장비 공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