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소니의 한 직원이 지난 2월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블루레이 디스크’ 시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소니 등 세계 9개 주요 가전기업은 27Gb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차세대 저장매체 ‘블루레이 디스크’를 공동으로 개발해왔다. <도쿄=AFP>
차세대 저장매체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블루레이 디스크(Blu-ray disc)’ 표준이 모습을 드러낸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소니·필립스 등 한국·일본·유럽의 9개 가전업체들은 저장용량이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의 6배에 달하는 차세대 광디스크인 블루레이 디스크 규격을 다음 달 14일 공개키로 했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고선명 비디오디스크리코더(HD VDR) 저장매체로 기존의 적색 레이저 광선보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청자색 반도체 레이저 광선을 사용한 차세대 대용량 광디스크다. 이 제품은 특히 일반 영화 13시간, HD TV 화질의 영상 2시간 분량에 해당하는 27G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DVD를 잇는 디지털 영상 저장 매체로 각광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세계 가전업체들은 디지털 방송과 HD TV 시대 개막을 앞두고 독자적으로 HD VDR를 개발하면서 이를 둘러싼 치열한 표준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올초 소니·필립스 등이 주축이 돼 블루레이 디스크 표준을 제시하고 마쓰시타 등이 이에 동참함으로써 교통정리가 돼 가고 있었다.
이들 가전업체는 과거 DVD 개발 초기에 표준 난립으로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표준 제정에 전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4개사와 함께 규격 마련에 참여한 업체들은 히타치·마쓰시타·샤프·파이어니어·톰슨멀티미디어 등으로 9개사는 라이선스 공여 등의 방법을 통해 이 규격을 확대,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만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소니의 다카시노 시즈오 부사장은 “이 포맷은 디지털 영상의 새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고 파이어니어의 스기모토 마사오 기술자문도 “이 기술이 산업의 향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이번 규격은 네덜란드의 필립스 본사에서 판매되며 가격은 5000달러로 책정됐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