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망은 언제나 모자라다

 ◆김용화 (주)이지씨앤씨 대표이사

현재 전세계 인터넷의 화두는 단연 ‘브로드밴드’다. 20세기 말 한국에서 시작된 ‘광대역망’의 바람은 바야흐로 거센 태풍으로 발전해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 또는 경제권에 불어닥치고 있다.

 광대역망 확장 열풍의 종착점은 어디가 될까. 일본에서는 이미 FTTH 서비스가 상용화되기 시작했고 전력회사들이 이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어 NTT와 경쟁을 벌이면서 현재 100Mbps급 회선사용료가 우리 돈으로 최저 월 5만원대까지 떨어져 있다.

 이처럼 FTTH 또는 VDSL이 조만간 광대역 서비스의 주류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제 적어도 일반 사용자에게 인터넷 접속에서의 병목문제는 아득한 옛추억이 돼버릴 듯하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대역폭 절감 솔루션인 멀티캐스트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우리 회사의 앞날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분들의 이야기도 듣게 된다.

 즉 이렇게 초고속망이 확산되면 대역폭 부족 때문에 멀티캐스트를 이용해야 할 필요가 없어지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얼핏 일리있어 보이는 이야기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초고속망이 고도화되더라도 망은 항상 부족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생각해보자. 전화접속 모뎀을 사용하던 시절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하던 화질은 33Kbps 이하였지만, ADSL이나 케이블 모뎀을 사용하는 현재는 300Kbps가 주류가 돼있다. 한편 FTTH 서비스가 시작된 일본에서는 현재 MPEG2, 즉 4Mbps급의 동영상 스트리밍이 선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즉 한편으로 망의 광대역화에 발맞춰 또 한편으로 화질의 고급화를 위한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망은 아무리 늘어나도 언제나 모자라다. 이것이 멀티캐스트를 비롯한 망절감 솔루션들이 갈수록 더욱 필요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