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슈퍼컴퓨터보다 뛰어난 ‘머리’를 가진 가전제품이 등장할 전망이다.
뉴스팩터에 따르면 IBM은 소니·도시바 등과 공동으로 4억달러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가전제품의 컴퓨팅 능력을 IBM의 슈퍼컴퓨터인 ‘딥블루’보다 뛰어나게 만들어줄 임베디드 기술인 ‘셀(Cell)’을 개발하고 있다.
‘슈퍼컴퓨터온칩’이라고도 불리는 이 기술은 아직까지 자세한 내용은 베일에 쌓여 있으나 초당 1조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이 가능한 테라플롭의 연산능력을 갖췄으며 전력소모가 적고 빠른 속도로 광대역 인터넷에 액세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IBM의 대변인인 마이클 루런은 “3년 뒤면 셀 기술이 공개될 것”이라며 “셀은 차세대 광대역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고 게임 단말기에서부터 PDA·슈퍼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이 노리고 있는 시장은 인텔의 x스케일이 부분적으로 선점하고 있는 임베디드칩 시장.
IDC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셰인 라우는 “셀을 둘러싼 미스터리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는 확실하다”며 “셀은 고성능 그래픽 처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높은 프로세싱 능력을 갖춰 비디오게임기·DVD플레이어·셋톱박스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라우는 셀이 가전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x스케일과 전면에서 경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셀은 차세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 사용될 가능성이 많다”며 “x스케일은 PDA 부문에서는 성공했지만 일본의 파트너를 거의 확보하지 못해 휴대폰 부문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버딘그룹의 이사인 러스 크레이그도 셀의 높은 그래픽 해상도 처리능력을 들어 “셀이 차세대 비디오게임기에 적합할 것”이라며 “셀과 x스케일이 펜티엄과 애슬론처럼 경쟁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는 또 “많은 업체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당분간은 IBM이 유일한 업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에 대해 IBM의 루런은 셀 기술이 아직까지 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발표 시점에서 어떤 업체 또는 어떤 제품과 경쟁하게 될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