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유럽-獨 온라인뱅킹 `열풍`

 독일인들이 온라인 뱅킹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은 지난 2년 동안 독일의 온라인 뱅킹 인구가 두배로 늘어나 현재 약 1500만명의 소비자가 2000만개의 인터넷 은행계좌를 이용해 온라인 뱅킹을 즐기고 있다고 독일 은행연합회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뱅킹은 이미 대다수 독일인들에게 e메일 만큼이나 중요한 인터넷 일상사가 되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독일에서 온라인 뱅킹이 성행하는 것은 무엇보다 시중 은행들이 이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의 경우 이미 200만명의 고정 온라인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독일 우체국 산하 포스트방크(Postbank) 역시 약 130만개의 인터넷 은행계좌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스트방크는 오는 2005년까지 기존의 인터넷 은행계좌를 최고 350만계좌까지 확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어, 독일 시중 은행들이 온라인 뱅킹 붐 조성에 얼마나 적극적인지를 실감하게 한다.

 독일 은행들은 인터넷을 통한 자금이체비용이 일반 창구를 통한 자금이체비용의 2%에도 채 못미친다는 사실을 중시한다. 은행 경비 절감에 온라인 뱅킹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더욱 많은 고객들을 온라인 뱅킹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예를들어 대부분의 독일 은행들은 고객들이 계좌 하나로 온라인 뱅킹과 일반 창구거래, 각 지점의 금융상담에 이르기까지 은행의 모든 서비스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이른바 다중 온라인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아직은 인터넷을 통해서만 은행과 거래하는 순 온라인 고객이 전체 온라인 고객의 4%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는 현실 판단에 따른 것이다.  

 3세대(G) 이동통신시장의 등장과 더불어 무선 온라인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 또한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포스트방크가 i모드 이동전화 장비를 이용한 이동금융서비스를 독일에 처음 도입한 이래, 모든 시중 은행들이 신종 이동금융서비스 개발에 여념이 없다는 소식이다.  

 한편, 시중 은행보다 자금규모나 전산장비 등에서 뒤처지는 신용조합들은 합동으로 온라인 뱅킹 전문 웹사이트를 개설,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이들이 개설한 VR-넷월드닷데(VR-NetWorld.de)는 불과 한달만에 독일 제3위의 온라인 뱅킹 사이트로 도약, 온라인 뱅킹이 더 이상 시중 은행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이런 독일의 온라인 뱅킹 붐과는 대조적으로, 얼마 전 영국에서는 금융기관들이 지점을 통한 소비자 대면서비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었다. 전통적으로 유럽의 금융시장을 양분해 온 독일과 영국의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온라인 뱅킹 서비스에 대해 서로 엇갈린 태도를 보이는 것 같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