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加 인터넷 약국 `법정으로…`

인터넷 약국의 규제 문제가 북미에서 불거졌다. 캐나다 온타리오 약학대학은 최근 온타리오주에서 처음으로 허가없이 처방전 약을 판매하는 한 웹 사이트를 고발했다. 이번 고발은 법과 정책이 과학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해묵은 문제를 제기하고 인터넷 처방 의약품 산업에 대한 관계당국의 규제방식에 대한 기나긴 논란의 ‘신호탄’일지 모른다.

 미국인들이 대거 버스를 타고 캐나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 값싼 약품을 구입하기 위해 캐나다 국경을 넘나드는 일이 최근 몇년 동안 유행해왔다. 이들 미국인은 대부분 의약품 값 부담이 큰 노인들로 이제는 버스를 타고 직접 캐나다에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약품을 구입, 인터넷 의약품 시장 규모가 불어나면서 이 같이 인터넷 약국 규제 논란이 법정으로 비화된 상황이다.

 레인 버빅 온타리오 약학대학 대변인은 “우리가 온라인 의약품 사이트를 고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 의약품 사이트는 새로운 분야”라며 “기존 법과 규제로 온라인 의약품 산업을 규제하는 것이 타당한지 관련 판례가 정립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온타리오 약학대학은 캐나다 드러그스토어와 이 회사의 이사, 온타리오 약사 한명과 해당 약국, 온타리오 의사, 캐나다 의약품 도매상을 집단 고발 조치했다. 버빅 대변인은 “편법으로 규정을 피해 돈을 벌려는 기업가는 늘 있게 마련”이라고 전제하고 “기업가 정신은 문제삼을 수는 없지만 초기 발전 단계에 있는 온라인 약품 판매와 관련해 앞으로 고발 조치가 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성공한 인터넷 약국 운영 기업가 중 하나는 앤드루 스트렘플러다. 그가 운영하는 매니토바의 메디플랜 헬스 컨설팅은 웹 사이트 렉르노스닷컴과 캐나디안드러그스토닷컴을 통해 약품 주문을 하는 미국인 고객을 위해 매일 1000건 가량의 처방전 약품을 판매하고 있다.약사 8명을 포함해 직원수만 100명이 넘는 매디플랜헬스컨설팅은 캐나다 의사가 발급한 처방전에 따른 비마약성 약품만을 취급한다. 이 업체는 미국인 환자를 위해 미국인 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에 캐나다 의사가 공동 서명하는 서비스도 제공중이다. 캐나다 규제 당국은 의사는 자신이 직접 진찰한 환자의 처방전에만 서명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스트렘플러는 이를 현실을 무시한 규정이라고 맞서고 있다.

 그는 “다른 의사의 소견에 따른 약품 처방을 내리는 의사가 아주 많다”며 “문제의 초점은 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새로운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며 새로운 일에는 늘 의심이 선행되게 마련”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온타리오 약학대학의 고발같은 사례가 온라인 약품 판매 산업 전체를 매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렘플러는 캐나디안드러그스토어닷컴 사이트 메시지에서 자신의 회사는 온타리오 규제 당국이 인용한 캐나디안드러그스토어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약품 값이 비싸 미국에서 필요한 약을 살 수 없는 미국의 고령자들에게 원하는 약품을 판매하고 있을 뿐”이라며 “한 두건의 나쁜 사례가 온라인 의약 산업 전체에 나쁜 인상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온타리오 약학대학의 경우 캐나다드러그스토어를 2001년 11월부터 2002년 2월까지 등록 약사 없이 인가받지 않은 인터넷 약국을 운영한 것과 관련해 15가지 혐의로 고발했다. 이 대학은 소장에서 토론토에 있는 이 회사가 미국인 의사가 미국인 환자를 위해 발급한 처방전 약품을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행위는 무면허 인터넷 약국 개설과 함께 온타리오 약학대학과 온타리오 의과대학 의 의사 및 약사 강령에 위반된다. 온타리오 약학대학은 반드시 캐나다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약품을 판매하도록 규정하고 온타리오 의과대학은 의사는 처방전에 서명하기 전에 환자를 직접 대면, 진찰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온타리오 의과대학 캐서린 클라크 대변인은 2000년 11월에 채택된 이 강령은 캐나다 의사의 처방전을 얻기 위해 버스를 타고 몰려드는 미국인 환자들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며 현재는 인터넷 약국이 등장해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인터넷 약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과 캐나다 양국이 관련된 복잡한 현안으로 약품 가격 차이가 그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는 정부가 의료 기관에 자금을 지원하고 모든 특허 의약품 가격을 허가제로 운영하는 관계로 약품 값이 미국보다 더 싸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