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슨트테크놀로지스 산하 벨연구소가 연구결과에 대한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이 의문을 밝힐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루슨트는 외부의 한 연구원이 일부 벨연구소 실험 결과에 진상을 조사해야할 정도의 이의를 제기해 5인으로 이 위원회를 구성했으며 문제의 연구결과들이 발표된 모든 과학전문지에 진상조사 착수 사실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의혹을 받고 있는 연구결과 가운데 하나는 벨연구소가 지난해 가을 분자 트랜지스터 개발에 성공했다는 발표다.
이 실험은 지금까지 다른 과학자들에 의한 재현이 불가능해 연구결과가 의문시돼 왔으나 루슨트 연구원들은 이러한 의문은 이 분야에서 비일비재할 뿐만 아니라 특히 분자결정 성장기법이 쉽게 습득될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해왔다.
루슨트의 빌 프라이스 대변인은 “극소 전자공학과 초전도, 분자 결정 등 5개 연구보고에 나와있는 자료에 의혹이 집중됐다”며 “이들 데이터의 타당성이 가장 먼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과학 전문지인 사이언스의 모니카 브래드포드 편집인은 이에 대해 루슨트가 진상조사 결과를 모든 관련 잡지에 신속히 공개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사이언스도 이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연구 데이터가 정확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면 오히려 놀랄 정도로 모두들 잔뜩 흥분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베트람 배트록 벨연구소 고체물리학 연구이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2000년 유기분자 결정을 성장시키는 기법과 분자 결정에 트랜지스터 전기장 자극을 가해 결정의 전기적 성질을 변화시키는 과정 등에 관해 보고서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네이처, 응용물리학 소식 등에 발표됐다. 배트록 연구팀장은 현재 루슨트에 재직하고 있지 않다. 이 연구 가운데 트랜지스터 부분에 대한 연구는 J 헨드릭 숀 연구원이 주도했으나 그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일체의 논평을 거부했다.
조사위원에는 2000년 노벨 물리학 수상자였던 허버트 크뢰머 UC 산타바바라대학 전기·컴퓨터공학 교수, 수프리요 다타 퍼듀대학 전기·컴퓨터공학 교수, 허윅 코젤니크 벨연구소 연구원, 다음달 1일 분사될 예정인 루슨트 극소전자공학사업부인 에이거시스템스의 도널드 먼로 연구원 등이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