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데이터통합(VoIP) 인터넷전화는 새로운 서비스인가, 아니면 새로운 기술인가.
인터넷전화의 역무구분과 착신번호부여 문제가 통신사업자간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정통부는 VoIP를 서비스로 볼 것인가, 단순한 기술로 볼 것인가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별도 역무로 구분하면 서비스로 보는 것이고 기존 역무에 포함시킨다면 기술로 보는 것인데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게 정통부의 고민이다.
별도 역무로 구분될 경우 050× 등의 식별번호를 부여받게 되며 기존의 역무(기간사업자의 전화역무)에 포함되면 일반 국번호(××××-××××)를 착신번호로 받게 된다.
인터넷전화 사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별정통신사업자들은 별도 역무로 구분해 식별번호를 부여해줄 것을 원한다. 단기적으로도 별도 역무로 구분한 후 사업자격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사업자에 식별번호를 나눠 서비스하도록 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통신망 발전방향이 올(all) 인터넷프로토콜(IP) 환경으로 간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걸리는 부분이다. 결국 모든 전화가 VoIP 기술을 적용하게 돼 구별의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식별번호를 부여하면 장기적으로는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 보다 장기적인 시각이 적용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정통부의 고민이다.
반면 기간통신사업자들은 VoIP를 기존의 역무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VoIP는 전화서비스를 더욱 경제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하나의 기술방식일 뿐 사용자 환경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별도 역무로 구분한다는 것은 난센스”라는 입장이다. 최근 케이블망을 이용한 VoIP 전화 서비스에 국번을 착신번호로 부여한 하나로통신이 이같이 주장한다. 또한 정통부가 최근 지배적 사업자를 지정하면서 셀룰러폰 서비스와 PCS서비스를 이동전화라는 하나의 서비스로 본 입장을 준용하면 기술방식보다는 서비스 형태와 이용자 측면의 대체 관계를 위주로 구분하는 것이 옳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시내외 구분이 없는 인터넷전화가 기존의 지역번호 체계에 맞지 않는 등 인터넷전화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맹점을 안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통신사업의 미래와 연관된 문제라 업체간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며 “외국의 벤치마킹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모델을 만드는 것이어서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