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콤 인수전 `2파전` 유력

‘파워콤 인수전 양자싸움일까, 4자싸움일까.’

 파워콤 실사가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업체간 컨소시엄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기업실사를 완료했거나 진행할 예정인 기업은 데이콤·하나로통신·온세통신·두루넷·SAIF·CDP·EMP·신한맥쿼리 등과 새롭게 합류한 AIG·칼라일 등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 데이콤이 SAIF·CDP와 컨소시엄을 맺고 이미 파워콤 실사를 완료한 데 이어 하나로통신 역시 AIG·EMP와 컨소시엄을 맺고 지난주 기업실사를 마쳤다. 또 온세통신은 칼라일과 함께 파워콤의 실사를 벌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두루넷은 신한맥쿼리 혹은 독자적으로 기업실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지분 인수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데이콤컨소시엄과 하나로컨소시엄이 결합하는 말그대로 그랜드컨소시엄이 탄생하는가의 여부다. 이미 하나로는 데이콤측에 하나로 40%, 데이콤 40%, 온세통신 10% 등의 투자비율로 파워콤 지분을 인수하자는 제안을 해놓은 상태다. 이들은 당초 컨소시엄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탐색전을 벌였으나 최근들어 독자적인 지분매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데이콤측은 이미 하나로가 조건없이 컨소시엄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그랜드컨소시엄의 의미가 없다는 말로 하나로 측의 제안을 일축한 상태며, 하나로 역시 최소한 망 운영권을 보장하지 않는 상태에서의 결합은 무의미하다는 말로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온세통신도 이들 두 컨소시엄과 함께 그랜드컨소시엄 출범을 기대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을 경우 독자적으로 나설 뜻을 내비치고 있다. 결국 그랜드컨소시엄 가능성은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워콤 실사를 벌이고 있는 업체간 협력 형태를 놓고 볼 때 현재로선 데이콤·SAIF·CDP를 중심으로 한 데이콤컨소시엄, 하나로·AIG·EMP를 축으로 하는 하나로컨소시엄, 온세통신·칼라일을 중심으로 한 온세통신컨소시엄, 두루넷·신한맥쿼리를 축으로 하는 두루넷컨소시엄 등 4파전 양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데이콤컨소시엄과 하나로컨소시엄이 현재 기업실사를 완료했고 이번주부터는 온세·두루넷 등의 나머지 컨소시엄 유력업체군이 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유력업체군인 데이콤과 하나로 두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일 가능성을 유력하게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확고한 것으로 알려진 데이콤컨소시엄과 하나로·온세컨소시엄이 결합하는 구도다. 그럴 경우 2파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 이는 현재 독자적으로 인수전에 나설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두루넷은 논외로 한 것이다. 실제로 두루넷은 아직 파워콤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일각에서 칼라일과의 협력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온세통신이 ‘다크호스’라는 말이 떠돌 만큼 현재 구도는 안개속”이라면서도 “자금력이 없는 국내기업의 속성상 온세통신과 칼라일이 어느 쪽으로 기울든 데이콤을 축으로 하는 컨소시엄과 하나로를 축으로 하는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