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음성인식SW 도입 확산 전화교환원 무더기 `퇴출`

80년대 이후 워드 프로세서가 타자수를 몰아낸 데 이어 음성인식 기술이 전화교환원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USA투데이 신문은 미국 통신 서비스 업체는 물론 여행 및 항공회사, 인터넷 업체들까지 최근 비용 절감과 대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앞다투어 음성인식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전화 교환원들이 무더기로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장거리 전화회사 AT&T는 이 달 초 음성인식 시스템을 도입한 후 심야 및 주말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무료)를 사람 대신 음성인식 SW가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200여명의 전화 교환원들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었다.

 또 퀘스트커뮤니케이션스를 비롯해 벨사우스와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 등 미국 지역전화 회사들도 최근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하면서 심야 및 주말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는 대부분 사람(교환원) 대신 음성인식 SW가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데이터모니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오비츠와 트래블로시티 등 여행사와 유나이티드에어라인, 에어트랜에어웨이 등 항공 회사들은 최근 음성인식 시스템으로 비행기 시간과 여행 안내 등 문의전화까지 처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찰스스왑, E트레이드, 아마존 등 인터넷 회사들은 주식매매부터 상품판매까지 사람 대신 음성인식 SW를 이용해 처리하는 등 최근 미국에서 음성인식 기술의 응용범위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터모니터의 통신 애널리스트 제프 카강은 음성인식 SW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우선 경상비용(인건비)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데다가 최근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음성인식 SW의 품질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들었다.

 예를 들어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항공회사 에어트랜에어웨이는 최근 음성인식 SW로 24시간동안 비행기 시간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것은 물론 경상비용을 20%나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이에 고무되어 최근 여행 예약 서비스 분야에도 사람 대신 음성인식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회사 켈시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시장에서 새롭게 설치될 음성인식 SW가 3200여만 회선을 기록하고 오는 2003년 5600만 회선, 2004년 1억 회선, 2006년에는 무려 2억7000만 회선에 달해 정보기술(IT) 업계에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