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대대적 조직개편·신제품 출시…시벨 잡기 `승부수`

 독일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업체인 SAP가 고객관계관리(CRM) 분야에서 세계 최대업체인 시벨을 따라잡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C넷에 따르면 SAP는 오는 6월 고객콘퍼런스에서 새 버전의 CRM 솔루션을 내놓고 9월부터 곧바로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주요지역인 미국 시장 등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주 SAP의 전세계 CRM사업개발담당 수석부사장에서 전세계 판매조직 담당 수석부사장으로 선임된 카롤 버흐는 “시벨을 따라잡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내년에는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CRM 시장은 시벨이 45%를 점유하고 있으며 2위 업체인 SAP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16%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SAP는 지난주 조직개편을 통해 버흐를 포함해 대대적으로 경영진을 물갈이했다. 미국 CEO이던 울프강 켐나를 CRM, 공급망관리(SCM) 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 만든 조직인 ‘글로벌이니셔티브’의 수석부사장으로 임명했다. 또 유럽·중동·아프리카(EMEA)를 총괄하던 레오 아포데커를 전세계 판매총괄 및 북부지역 총괄 대리로 선임했으며 아태지역담당 사장겸 CEO인 레스 하이맨을 EMEA담당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러나 아태지역 담당 사장인 한스피터 클레이는 유임시켰다.

 이에 대해 버흐는 “미국은 SAP가 CRM 분야에서 성장하기 위한 핵심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올해 전체 라이선스 매출의 20%를 CRM으로 올린다는 목표”라며 “미국의 매출이 전체 CRM 라이선스 매출의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SAP의 시벨에 대한 공격적인 행보는 시벨이 SAP의 텃밭인 유럽에서 선보였던 광고에서부터 촉발됐다. 시벨은 최근 광고를 통해 ‘시벨이 SAP의 고객사에 가장 많은 CRM 솔루션을 공급한 회사’라는 광고를 집행했으며 이에 발끈한 SAP는 시벨을 독일법원에 제소해 광고중단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더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말까지 CRM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는데다 CRM 등을 포함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전체 판매가 감소하면서 양사의 감정싸움은 극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시벨과 SAP 등을 포함해 24개 소프트웨어기업의 수익전망을 낮추고 기업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지출이 동결될 것으로 예상, SAP와 시벨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