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지역 기후센터(http://www.wrcc.dri.edu)는 대기오염과 가뭄, 지구온난화 등 복잡한 자연현상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기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시에라산맥 변두리에 있는 사막연구소 소속인 이 센터는 미 서부 지역을 전문으로 다루지만 미 전국 2만여 기후 관측소에서 30년 동안 측정해 온 자료도 보유하고 있다. 이 방대한 자료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정보다.
예를 들어 준공 시한을 넘긴 건설회사는 기상악화로 인한 작업 손실 시간의 증빙 자료로 이를 채택할 수 있으며 토목공사 엔지니어들은 교량 건설시 강풍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이 센터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촬영 스케줄을 잡을 때, 포도주 업자들은 나파 밸리의 포도밭 수확시기를 결정할 때 이 센터 자료를 활용할 수도 있다. 여행가인 포터는 오는 9월 유명 여행가들인 루이스와 클라크가 미주리강 상류 110마일을 여행했던 코스를 그대로 따라가볼 계획이다.
시카고에서 살고 있는 그는 “특히 벌레가 걱정이 된다”며 “벌레약을 온 몸에 바르고 안면 가리개를 온종일 쓰고 돌아다니면 황야 여행의 즐거움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가 몬태나주 포트 벤톤의 곤충들이 거의 다 사라지는 가을 한파에 관한 정보를 이 센터 웹사이트에서 발견했을 때 그 기쁨은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이 센터는 지난 86년 설립됐으며 웹 사이트는 10년 전 개설됐다. 이 사이트 월 누적 방문자수는 100만명이 넘는다. 서부지역 기후센터 리처드 라인하트 소장은 “센터 자료 이용이 지난 4년 동안 매년 25%씩 늘어났다”며 “웹 사이트 접속 외에 전화나 e메일을 통한 정보 신청도 월 700∼800건은 된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대부분 변호사, 형사, 보험회사 등 범죄현장이나 교통사고 현장의 날씨를 알아보려는 이들이 주종을 이룬다.
이 웹사이트 유료 정보 판매 수입은 연간 7만5000달러 가량 되지만 대부분의 정보는 무료다.
이 센터 소속 짐 애슈비 기상학자는 “5∼6년 전만 해도 마이너리그 야구팀을 데려오려던 애리조나 유마로부터 자료 요청이 많았다”며 “그들은 그곳 날씨가 야구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무덥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야외 결혼과 회사 단합 대회의 경우도 날씨 정보는 절대적이다. 애슈비 기상학자는 “특정 주말 날씨가 어떨지 알고 싶어하는 이들이 특히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센터가 제공하는 날씨 자료가 통계적 평균치라는 점을 정보 신청자들에게 반드시 일러둔다”며 “어떤 날은 지난 30년을 한번도 거르지 않고 하루에 다섯 차례 비가 왔지만 바로 다음날은 비 한방울 내리지 않았던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날씨는 도박과 같다”고 덧붙였다. 포터와 그의 아내 질은 별 다른 이유가 없으면 해외여행과 야외 스포츠 활동을 번갈아 가며 휴가를 즐긴다. 이들은 메릴랜드 체사피크 베이나 메인주 해안 또는 스코틀랜드 해안에서 떨어진 아웃터 헤브라이드 아일랜드 인근 바다에서 해상 카약을 종종 즐기곤 한다. 포터는 지난 번 미네소타 바운더리 워터스로 카누 여행을 즐길 시기를 잘못 골라 날씨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다. 그의 카누 여행 기간 동안 햇빛은 온데 간데 없고 10일 내내 비만 내렸다. 그는 차가운 진창을 헤쳐 나가야 했다.
각주마다 월별 온도와 강우량만을 보고 카누 여행 계획을 세운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바운더리 워터스가 크기와 위치, 지형 등을 고려할 때 미네소타 평균보다 비가 훨씬 더 많이 올 수 있는 특성을 간과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9월 20일 아내와 함께 그레이트 폴스 북동쪽에 있는 미주리 강 상류쪽으로 주말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그는 이에 대비해 이미 이 지역에 관해 30년치 기상자료를 분석했다. 포터는 “이 사이트 자료가 대부분 공짜라는 것도 이 사이트의 매력적인 점”이라고 덧붙였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