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요금 파격 인하 유도 무산 안팎

 

 정보통신부의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가 당초 기대에 못미친 현행 요금의 절반 수준으로 결정됨에 따라 무선콘텐츠 산업활성화와 2㎓대역 IMT2000 조기 활성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요금 인하는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 위주로 결정된 것으로 무선인터넷 분야에서도 음성에서 나타난 쏠림 현상이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이번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에서 정통부가 정책 취지를 통신사업자들에 충분히 인식시키지 못함으로써 앞으로 민영화 KT, 거대해지는 SK텔레콤 등에 앞으로 휘둘릴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요금 인하의 취지 및 배경=정통부는 올해초 저렴한 요금으로 2세대 통신 기반의 무선인터넷 시장을 활성화시킨 뒤 이 기세를 내년에 열리는 2㎓대역 IMT2000 서비스로 유도하려는 의도에서 무선인터넷 요금의 파격적 인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일본 NTT도코모 포마가 무선인터넷 요금을 2세대형 서비스 ‘아이모드’의 1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인하하면서 시장이 열린 점과 지난 98년 이후 초고속인터넷 요금을 3만원 수준으로 낮춰 성공한 것을 모형으로 삼아 시작된 것이다.

 정통부는 당초 현행 요금의 10% 수준으로 낮춰 무선콘텐츠 시장이 형성돼 2세대 기반의 데이터 수용량이 포화되면 통신사업자들이 2㎓대역으로 투자를 조기에 집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요금 인하는 당초 정책 취지와는 달리 절반 수준에서 결정돼 시장활성화 및 차세대투자 조기집행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품는 시각이 많다.

 ◇시장활성화 될까=정통부는 이번 요금 인하로 시장이 어느정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통부는 이번 요금 인하로 40∼90% 가량 요금이 인하돼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인하율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1.2M짜리 영화예고편 3편 이용이 현행 3만402원에서 1만7277원으로 낮아진다.

 그러나 무선인터넷업계에서는 매월 평균 4만원 가량 요금을 지불하는 평균적인 이용자 수준에서 감안해볼 때 3만원이나 1만7000원이나 비싸게 느껴지기는 매한가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요금 인하가 데이터를 다량으로 사용하는 일부 가입자에게만 60∼90% 요금을 할인해주는 것이어서 일반 이용자를 시장으로 끌어들이기는 힘들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무선인터넷에도 쏠림현상 우려=이와 함께 무선인터넷 시장에서도 음성 시장의 쏠림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통부는 이번 요금 인하 과정에서 SK텔레콤의 요금 인하를 주로 검토했다. KTF와 LG텔레콤은 이번 요금 인하로 SK텔레콤이 2세대형 무선인터넷 시장에서도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가 2세대 네트워크 포화를 통한 산업활성화와 차세대 전이를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의 눈높이에 맞춘 요금 인하는 SK텔레콤만을 위한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차세대 투자도 늦어질 듯=무선인터넷 요금 절반정도 인하가 IMT2000 조기 활성화에도 큰 힘이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절반정도 요금인하를 준비해온 SK텔레콤은 KTF·LG텔레콤 등의 추격을 따돌리면서 현재 상태의 수익구조를 장기간 유지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특히 자금 여력이 있는 SK텔레콤이 cdma2000 1x EVDO를 주력으로 삼게 되면 SKIMT의 서비스 시작 연기론이 힘을 얻게 될 것이 유력하다. 그러면 경쟁사업자들도 차세대보다는 현재 네트워크 투자에 힘을 쏟게 돼 IMT2000 서비스 시장 형성이 전반적으로 늦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정책실종 우려=정통부가 통신사업자를 산업투자 등으로 이끌 수 있는 몇 안되는 방법 중 하나가 요금을 통한 규제다. 그러나 이번 데이터 요금 인하에서 정책 취지보다는 통신사업자의 이익이 앞섬으로써 향후 정통부가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오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번 데이터 요금 인하 과정에서 정통부는 이동통신망의 데이터부문 원가 자료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처음부터 사업자의 의견에 딸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광현 정통부 부가통신 과장은 “당초 요금 대폭 인하를 통해 무선인터넷 시장 및 차세대투자 활성화를 꾀했으나 사업자들이 주장하는 원가구조 등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 이를 방증해줬다.

 서 과장은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가 미흡한 점을 어느정도 인정한다면서 “요금 인하를 통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보고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과거 초고속인터넷 성공사례 등을 과감히 도입, 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