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박스용 게임을 복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으로 알려진 X박스 애드온(add-on) 칩이 유통되기 시작했으나 이 칩이 불법 복제 게임을 양산해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C넷에 따르면 홍콩의 릭상 등과 같은 소매업체들은 지난주말부터 ‘모드(mod) 칩’으로도 불리는 X박스 해킹 칩인 ‘엑스텐더(Xtender)’의 판매에 들어갔으며 이외에도 3개의 모드 칩이 곧 유통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드 칩은 X박스에 내장된 복제 방지 기능의 작동을 막아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를 장착하면 CD나 DVD 디스크에 복사된 게임을 비롯해 복제된 외국의 타이틀과 DVD타이틀 등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모드 칩이 MP3가 음반사나 영화사들을 자극시킨 것과는 달리 불법적인 파일 교환을 부추기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MP3의 경우 누구나 손쉽게 다룰 수 있지만 모드 칩을 사용하려면 X박스의 케이스를 열고 모드 칩을 주기판에 부착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스무번 이상의 납땜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X박스 게임 소프트웨어를 해킹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X박스 게임에 내장된 복사 방지 소프트웨어는 X박스용 게임 디스크를 PC에서 아예 읽을 수 없도록 해준다. 실제 지금까지 단지 극소수의 해킹 단체만이 보호장치를 풀었다고 주장했을 뿐이다.
가트너의 이사인 P J 맥닐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소프트웨어의 불법 교환에 관한 한 별다른 걱정을 하고 있지 않다”며 “불법 복제는 아주 까다로운 일이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X박스 해커’ 사이트를 만든 미국의 고등학생인 댄 존슨도 “모드 칩은 단지 자가제작 소프트웨어를 운영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의 X박스 해킹 사이트인 ‘X박스에뮬레이션’을 만든 앤터니 자렛은 “X박스 열광자들은 주로 모드 칩을 이식한 게임이나 자가제작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MS의 대변인은 모드 칩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으며 이 칩의 유통을 막기 위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도 판매 개시 후 곧바로 모드 칩이 등장했으나 게임 판매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