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투자자금 `나노 분야`로 몰린다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지만 그나마 믿을 만 한 건 나노업체들이다"

 닷컴 붕괴 이후 벤처캐피털(VC)들이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미국 VC들의 나노 분야 투자액이 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나노 분야가 그나마 VC들에게 위안처가 되면서 투자가 몰리고 있다.미 의회도 앞으로 나노 관련 예산을 현재의 두배로 늘리기로 하는 등 나노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나노 열기는 마치 닷컴 붕괴전의 인터넷 열기와 비슷하다"며 무분별한 나노 투자를 경계하고 있다.

 ?미 기업 새 화두 나노:10억분의 1미터를 다루는 나노 기술은 아주 작은 원자와 분자를 움직여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미래의 유망기술중 1순위에 꼽히고 있다. 와이파이,생명공학,파일공유,웹서비스 등의 분야도 차세대 유망 아이템으로 거론되지만 나노 열기에는 못미치고 있다.

 나노 벤처 투자로 유명한 코너티켓주 그린위치 소재 벤처캐피털회사 맥거번캐피털(http://www.mcgoverncapital.com)은

 최근 ‘20002 춘계 나노 비즈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는데 이 회사 대표 케빈 맥거번은 "두개의 나노업체에 투자, 이중 한 곳에서 수익을 냈다"며 "이는 현재의 혹독한 IT환경에 비교하면 매우 우수한 것이다"고 밝혔다. 맥거빈은 여러 나노기술업체들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올려 이 분야에선 알아주는 인물로 부상했다.뉴욕 소재 나노비즈니스연합회(Nano Business Alliance, http://www.nanobusiness.org)는 "미국 사설VC들의 올해 나노분야 투자액이 1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며 나노 열기를 전하고 있는데 이 액수는 지난 1999년의 1억달러와 비교하면 10배나 많은 것이다.나노포토닉 통합회로를 만드는 벤처업체인 럭스테라는 VC인 세빈 로젠에서 20만달러를 펀딩받아 가장 최근의 성공적 펀딩 모델로 평가 받기도 했다.이처럼 나노분야에 투자가 몰리는 것은 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한 탄소 나노 튜브 등 다방면에 걸쳐 나노 기술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전국과학재단(NSF)은 당초 내년 나노기술개발 예산으로 2억2100만달러를 책정했으나 이달초 의회 심의에서 이 금액이 2억3800만달러로 증액됐다. 미 의회는 오는 2005년까지 매년 15%씩 예산을 늘려 향후 5년내에 나노 관련 예산을 현재의 두배로 증액할 방침으로 있다.

 ?신중론도 많아:한동안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닷컴들의 거품이 빠지면서 VC들의 투자가 상당히 신중해지고 있는데 일부 VC들은 "나노 분야가 유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열기가 너무 과장 돼 있다"며 묻지마식 나노 투자를 경계하고 있다. VC인 럭스캐피털의 매니징 파트너 조쉬 올프는 "인터넷이란 말만 들어가도 투자했? 지난 1992년과 1993년과 같이 지금은 마치 나노만 들어가도 투자하는 비이성적 투자 열기에 빠져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전 상원 의장이면서 현재 컨설팅업체인 깅리치그룹(http://www.gingrichgroup.com)의 대표로 있는 깅리치는 "나노 분야가 너무 어려워 투자를 가로 막고 있다"고 전제하머 "마치 1890년대의 전자를 연상케 한다"며 또 다른 애로를 밝혔다.어려운 지식과 함께 특허 문제도 VC들의 나노 투자를 골치 아프게 하고 있다. 일례로 휴렛팩커드(HP)는 UCLA대학과 공동으로 나노 기술을 개발, 공동으로 지재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UCLA대학이 이 지재권을 신생업체에게 판매해 버려 결국 HP는 이 업체와 경쟁해야만 하고 말았다.이에따라 일부 VC들은 "나노 제품을 만드는 곳 보다는 나노 기술을 판매(라이선스) 하는 업체가 투자하기 더 적합하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