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초당 300조회의 연산 속도를 갖는 그리드 방식의 세계 최고속 슈퍼컴퓨터 개발에 나선다.
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은 현존 세계 최고속 슈퍼컴퓨터보다 10배 정도 연산 속도가 빠른 그리드 방식의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해 향후 5년간 700억엔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문과성은 이러한 계획을 30일 경제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경제재정자문회의에 보고했다.
세계 컴퓨터 시장의 핫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그리드는 개별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슈퍼컴퓨터급 성능을 내게 하는 것인데 미국 국립 천문학센터가 우주 신호 등 천문학 데이터 처리를 얻기 위해 수백만대의 개인 컴퓨터를 연결해서 운영하고 있는 ‘SETI@홈’ 프로젝트가 가장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인텔 등 미 IT업체들도 엉청난 양의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생명공학 분야 등의 연구개발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그리드 방식의 슈퍼컴퓨터를 가동하고 있다.
문과성의 한 관계자는 “단체가 가진 개별 슈퍼컴퓨터는 처리 속도 등 컴퓨터 능력 향상에 한계가 있어 이번에 복수의 슈퍼컴퓨터나 PC를 광네트워크로 연결해 계산능력을 크게 향상시키기로 한 것”이라며 “복수의 슈퍼컴퓨터와 대량의 PC를 이은 이번 그리드 슈퍼컴퓨터센터를 대학과 연구소 등 2곳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초고속 슈퍼컴퓨터는 날로 국제경쟁이 치열해지는 바이오와 나노테크놀로지의 연구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차세대 반도체와 고밀도 기억소자 개발 그리고 단백질 구조해석 등 인류의 미래를 바꿀 만한 차세대 연구분야 작업을 수행하는 과학자들에게 이번 그리드 컴퓨터는 큰 도움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보다 앞서 지난 3월말 일본 정부는 초당 40조번(40테라플롭스)의 연산 처리 능력을 가진 ‘얼스 시뮬레이터’(Earth Simulator) 슈퍼컴퓨터를 가동,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속 슈퍼컴퓨터 보유국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얼스 시뮬레이터’가 나오기 이전까지는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로렌스리버모어 연구소가 보유중인 IBM이 만든 ‘ASCI’ 슈퍼컴퓨터(12.3테라플롭스)가 세계 최고속 타이틀을 차지했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