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벤처기업과 IR

 ◆<김용화 이지씨앤씨 대표이사 kimyh@egc.co.kr>

최근 우리 회사의 주주들로부터 전혀 생각지 않았던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주주 동호회 회원들이 뜻을 모아서 가진 주식의 일부를 갹출해 회사 직원들 가운데 몇사람이나마 해외여행을 시켜주겠다는 고마운 제안이었다.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해서 매출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상당 기간 어려운 시기를 지날 수밖에 없다. 지난 4년 동안의 노력의 결과로 이제사 비로소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에 있는 우리 회사로서는 창업 초기에 장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것이 회사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되었다.

 그래서 당시에 참여했던 몇백명의 소액주주들이 지금도 거의 변동 없이 회사의 주주로 있다 보니 벤처기업 관련업계에서 일하는 지인들로부터 “회사 경영하기 피곤(?)하겠다”는 이야기를 간간이 듣기도 한다. 비슷한 경우의 다른 기업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 회사에는 전혀 그런 일이 없고 오히려 어려울 때마다 주주들로부터 많은 격려와 실질적인 도움도 받고 있다고 답하면 오히려 돌아오는 것은 반신반의의 눈길이었다.

일례로 회사 홈페이지의 주주 게시판을 보면 대부분의 주주들이 회사에 투자한 지 벌써 3∼4년째이고, 장외시장에까지 소위 ‘거품’이 많았던 시절에 참여했던 분들은 비공식적이나마 현재의 장외 주가가 그보다 못미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 신뢰와 격려 일색이다. 오히려 본인이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다른 누구보다도 주주들의 격려 덕분에 새롭게 분발할 수 있는 힘을 얻어 왔다.

기회가 닿는 대로 간담회도 갖고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분들과 이야기도 나누다 보면 다른 장외기업들에 투자했다가 좌절을 겪은 분들이 많았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일일이 옮길 수는 없겠지만, 궁극적으로 주주와 회사, 경영자 간에 가장 기본적인 토대는 인간적인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적어도 벤처기업이라면 IR의 면에서도 대기업과 차별화되는 이같은 인간적 신뢰가 가장 소중한 자산 가운데 하나가 아니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