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터넷접속사업자(ISP)시장 최대 화두인 ‘소니의 니후티 매수’가 불발로 끝나면서 향후 시장 움직임이 관심을 끈다.
이번 매각건이 결렬된 데에는 니후티의 모회사인 후지쯔측이 제시한 ‘최소 1000억엔 이상’ 매각액을 소니측이 거절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후지쯔측에서는 업계 1위 기업인데다 흑자를 내고 있는 니후티를 헐값에 넘길 수 없는 일이고, 소니측에서는 접속요금 인하 경쟁으로 미래 기업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거액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니후티와 소니의 ISP부문 자회사인 소니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 ‘소넷’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니후티는 ‘반니후티 진영’과의 힘겨운 경쟁을 지속해야 한다. 지난해 니후티와 소니가 매각 협상에 들어가는데 따른 위기감에서 형성된 ‘반니후티 진영’은 지난 4월 2위 업체인 NEC(BIGLOBE 이하 서비스명)를 중심으로 마쓰시타전기산업(hi-ho), KDDI(DION), 일본텔레콤(ODN) 등 4개사가 제휴 관계를 맺으며 회원수 약 1000만명을 넘는 일본 최대 ISP 연합군으로 떠올랐다.
모회사인 후지쯔가 막대한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접속료 인하, ADSL가입자 증가에 따른 설비투자 등 산적한 문제를 앞에 두고 니후티가 단독으로 1위 자리를 고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소니는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이미 일본텔레콤이 네트워크서비스부문인 ‘ODN’의 매수를 소니에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NEC가 주도하는 ‘반니후티 진영’에 참가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 사항으로 남겨져 있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