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일본-야후재팬 `경매 유료화` 성공할까

 일본내 최대 인터넷경매 서비스업체인 야후재팬(야후옥션)이 지난 4월과 5월에 연이어 유료화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성패 여부가 이목을 끈다.

 일본 인터넷경매 시장은 경기 침체로 인한 일본 소비자의 구매심리 위축과 인터넷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을 극도로 꺼리는 소비자들의 성향이 겹쳐 가장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전세계 최대 경매사이트인 e베이가 고전하다 결국은 지난 3월말 일본사업을 접고 철수하기도 한 바 있다.

 야후재팬은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인 e베이가 철수한 이후 외형적 성장보다 내실을 우선하는 정책으로 전환, 지난 4월 15일부터 경매에 출품하는 제품 건당 10엔씩의 출품료를 징수하고 지난 15일부터는 매매수수료로 낙찰금액의 3%를 받는 등 적극적인 유료화를 통한 수익모델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줄어드는 출품 수=인터넷경매 사이트의 경쟁력 중 하나인 출품수가 3월말 약 420만건에서 4월말 기준 약 225만건으로 줄어들었다. 야후재팬측이 5월말 기준 출품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출품을 원할 경우 출품자의 신용카드나 은행의 계좌정보를 등록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거부감이 예상보다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도 무시할 수 없다. 소니가 출자한 경매 서비스업체인 디엔에이(DeNA http://www.dena.ne.jp)는 일본내 유력 ISP사업자들과 제휴를 맺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야후 못지 않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소니가 인터넷사업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디엔에이의 출품건수는 꾸준히 늘어 4월말 기준으로 3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료화 정착단계 주장=야후재팬의 관계자는 “6월 10일께 출품수를 공개할 것”이라며 “출품수 감소는 오히려 유료화가 정착되고 있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전의 400여만건의 출품건수 중에는 단지 개인홈페이지 홍보를 위한 출품에서부터 상품광고에 이르기까지 ‘허수’가 상당수 존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하루 경매 성사총액이 3월에 대략 8억∼12억엔선이었던 데 비해 5월의 경우 7억∼10억엔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꼽는다. 야후재팬측은 오히려 3월달까지 20%대였던 경매 낙착률이 5월 들어서는 40%선에 이르고 매월 280엔을 납부하는 회원수가 지난 3월 158만명에서 5월 173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사이트내 경매가 더욱 활발해졌다고 주장한다.

 야후재팬의 한 관계자는 “출품건수가 줄어들어 오히려 실질적인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필요한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며 “또한 사이트를 운영하는 경비도 삭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