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영국에서는 국민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의회의 법안심사와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새로운 e입법제도가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최근 영국의회는 이같은 내용의 새로운 입법절차를 마련해 오는 10일로 예정된 커뮤니케이션 법안심의에서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새로운 입법절차는 현 노동당 정부가 의회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e민주주의 프로젝트의 하나로 작성된 것이다.
의회의 법안심의에 참여를 원하는 국민은 의회 웹 중계 사이트(http://www.parliamentlive.tv)에 접속해 이름과 주소를 밝힌 후 온라인상에서 직접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 된다. e메일을 통해 자기 의견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은 edemocracy@lse.ac.uk 앞으로 e메일을 보낼 수도 있다.
국민의 의견은 의회 법안심사위원회에서 일괄적으로 받아 정크 메일을 골라내고 관련내용을 압축한 후 의원들에게 전달되며 이렇게 전달된 내용은 의회의 공식기록으로 남게 된다.
이와 관련, 새로운 입법절차 작성에 참여한 그레이엄 앨런 의원은 가디언을 통해 “이로써 영국은 마침내 완전한 민주주의가 됐다.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국민이 이 나라의 법률을 만드는 데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새로운 전자시대를 맞아 영국의 민주주의가 한단계 더 진보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그는 “앞으로 국민이 참여하는 온라인 법안심사는 의회에 제출되는 모든 법률안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를 통해 의원들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 모두가 제출된 법안내용을 낱낱이 검토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함으로써 더 좋은 법률을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주의에 관한 한 영국은 흥미로운 나라임에 틀림없다. 자타가 공인하는 근대의회제도의 발상지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세습직 귀족 의원들이 상원을 차지하고 앉아 국정을 토론하는 나라가 또한 영국이다.
의회가 국민의 의정참여를 위해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지만 국민의 투표율은 바닥을 맴돌고, 들인 돈에 비해 의회의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국민이 너무 적다는 비판이 있는 나라가 영국이다.
이번에 새로 선보일 온라인 국민참여 입법제도가 이러한 영국의 민주주의 전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못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