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 기업들의 화두는 아웃소싱이다.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등 가장 핵심적인 업무만 남기고 제품생산 등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는 외부업체에 맡기는 것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보기술(IT)서비스 분야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아웃소싱이 일반화됐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개발부터 IT시스템을 통째로 운영하는 것까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외부업체에 맡기고 있다.
이번주에 다루는 주제는 이처럼 최근 기업 경쟁력 향상의 핵심도구로 등장하고 있는 IT서비스 아웃소싱이다. 세계적인 IT컨설팅 회사 가트너(http://www.gartner.com)가 최근 이를 주제로 개최했던 세미나(IT Services and Sourcing Summit)에서 발표된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하이테크산업은 30년 이상 생산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최근에는 전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매우 어려운 입장에 처했다. 이러한 불확실성 앞에서 기업은 자사가 보유한 정보기술(IT)자산을 통해 절실하게 추구하는 무형의 가치(비즈니스 밸류)가 과연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서비스 공급자들은 잘 갖춰진 인터넷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기업문화를 혁신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업종별 솔루션을 중심으로 진행중인 다음 세대의 가치창출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가트너는 최근 IT서비스 아웃소싱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사용자와 공급자(벤더)들이 IT투자를 통해 의미있는 비즈니스 가치를 얻어내기 위해 해결해야 할 일련의 도전들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이를 통해 도출된 결론은 다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번째는 IT 아웃소싱을 계속 전술적 차원에서만 수행할 경우 기업의 생산성 하락과 고객 이탈을 가져올 수 있으며 향후 3년 동안 사용자의 고객들이 느끼는 고객 만족도가 저하될 것이라는 점이다.
△두번째는 아직 미성숙한 단계에 있는 IT 아웃소싱 분야가 이미 산업화의 징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비즈니스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서비스들조차 일상적인 아웃소싱 대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사용자 정의는 공유 환경에서 ‘80%의 만족’을 줄 수 있는 표준화된 서비스의 공급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세번째는 점차 구매자와 판매자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소위 비즈니스 서비스 가치망이라 부르는 것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서비스 가치망은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고 새로운 합작투자 기회를 만들어내며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별 솔루션의 생성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마련해준다.
◇기술 도입의 긴박감=기술 벤더들은 지난 30년 동안 잘못된 요구를 해 왔다. 이 벤더들은 모두 2차 세계대전중 ‘암호 해독’의 필요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 뒤에는 사무 자동화에 매달렸고 곧바로 ‘개별 자동화’를 연결하는 일을 시작했다. 사용자들은 기술적 투자수익을 원했다. 그런 뒤에는 기술 공급뿐만 아니라 기술 적용과 관련된 사업으로 몰려들었다. 이는 바로 기술이 약속하는 모든 것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수많은 서비스 공급자들이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클라이언트 서버를 기억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시스템의 분산 추세는 우리가 클라이언트 서버 방식이 이제 낡은 방식이라 생각하고 Y2K 문제 해결을 위한 답변으로 벤더들이 업그레이드를 제시했을 때 첫번째 아웃소싱 벤더들의 등장으로 이어진 다음번 위기였다. 그래서 모든 유능한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은 낡은 기술을 폐기하고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충분한 예산 지원을 보증했다.
그런 뒤 인터넷(e) 문화가 각광받으면서 다루기 힘든 비즈니스 부서와 경영진을 극복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편승하고자 노력하는 CIO들의 분위기가 형성됐다.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기업들은 외쳐댔었다. “전자장터(e마켓플레이스)에 참여하지 않는 회사는 망하고 말 것이다!”라고.
그러나 이제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실제로 그렇게 된 기업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벤더들은 아직 기술에 대해 기대했던 것들을 공급하지도, 실제 어떤 부가가치가 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하고 있다.
CIO들은 여전히 효과적인 IT전략의 도입 필요성을 애써 주장하면서도 손으로 잡을 수 있는 투자수익(ROI)을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이 9·11 사태의 여파에서 회복되고 전세계 경제가 모멘텀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벤더와 사용자들은 또 다시 기존 방식의 고수와 혁신이라는 두가지 선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여러가지 시장의 힘들이 결합되면서 IT서비스의 목표는 다음과 같이 완전히 변화되었다. 즉 IT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부터 ‘자금이 부족하고 당장의 보상도 부족한 상황에서 제공된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하는 문제로 바뀌었다.
월스트리트는 성장률보다 장기적인 수익성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분기별 수익성에 대한 집착은 장기적인 생존능력보다는 단기적인 국면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유발함으로써 기업전략의 성공적 이행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IT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비즈니스 활성화의 필수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깨어있는 조직일수록 IT를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고 있다. 전체 CIO들 중 50% 이상이 현실적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직접 보고하고 있다.
3분의 2 이상의 기업들이 기술 도입에 뒤처졌으며, 웹서비스·무선기술과 같은 기업에 진정 도움이 되는 기술들의 실제 응용이 지연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기업의 중장기 경영전략 차원에서 IT서비스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전략적 IT서비스 소싱=가트너는 포천 1000대 기업들 중 거의 절반 가까이가 자사의 IT자산을 보유하기보다는, 다양한 서비스 공급업체들이 제공하는 IT 유틸리티 인프라를 공유함으로써 비즈니스상의 혜택을 얻는 쪽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든 조직들은 이제 고도로 통합된 버추얼 기업을 목표로 자체적인 비전을 세우고 있다.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변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어 이제 속도와 민첩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느 CIO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 최고점을 목표로 달리는 대신 변화의 물결에 맞춰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많은 CIO들이 자신이 서비스 공급자와 매우 잘못된 거래를 하고 있다고 인식한다. 이들은 서비스의 비용 대비 효율이 높고 비즈니스 혁신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계약을 추구한다.
어떤 CIO든 혼자서는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으며, 따라서 멀티소싱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외부서비스제공업체(ESP)와의 협력을 위한 전략을 갖고 있거나 자신의 새로운 역할과 책임을 수용하기 위한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단 1%도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최적의 아웃소싱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가트너는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방안을 4개 단계로 나눠 추천하고 있다.
△제1단계는 비즈니스 전략과 목표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모든 CIO들이 동의하는 것들 중 하나는 IT와 비즈니스를 연계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이다. 여러 IT서비스 사업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IT시스템을 도입하는 목표를 확실하게 해두는 것이 선결조건이다.
△제2단계는 벤더 평가를 위한 의사결정체계를 제공하는 것이다. 가트너는 170개 기업에 대한 연구조사를 바탕으로 신규 프로세스 효율, 제안서요청(RFP) 프로세스, 벤더 선정기준 업그레이드의 기본 조건을 보여주는 평가기준을 마련했다.
△제3단계는 IT서비스 업체와 계약을 맺는 방법론에 관한 것이다. 대부분의 IT 유틸리티 인프라가 다루는 트랙 레코드 및 비용 절감과 관련된 기대치가 균형을 유지하는지에 대한 여러가지 가정을 변화시키는 모순점들에 대해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
△제4단계에서는 아웃소싱 투자를 통해 사용자와 벤더들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정의하고 실현하는 일을 돕기 위한 많은 평가와 관리방법까지 사전에 마련하는 것이 좋다.
◇결론=가트너는 새로운 부류의 ESP가 출현해 업계에서 입증된 표준 솔루션을 공유 IT 유틸리티 인프라를 통해 공급함으로써 ‘e경제’에 힘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믿고 있다. 이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또는 기술 프랜차이즈는 e경제에 힘을 불어넣고 실시간 기업을 위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기술망을 보유하고 운영할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서비스 공급자와 서비스 이용자는 상호 이익을 얻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관계 구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통해 제공된 가치와 서비스 공급자를 위한 ‘합리적 수익성’이 균형을 맞출 때 지속적인 아웃소싱 관계가 형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