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권 등 민간 차원에서 리눅스 사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정부기관들도 리눅스 사용을 점차 늘리면서 리눅스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31일 AP통신은 IBM의 관계자 말을 인용, 소스코드를 자유롭게 변형·사용할 수 있는 공개형 운용체계 리눅스가 파워풀한 컴퓨터 시스템을 요하는 미국 정부기관들로부터 인기를 끌며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기관뿐 아니라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 3강의 정부기관과 아시아 정부기관들도 윈도보다 가격이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는 리눅스 사용에 적극 나서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교함과 함께 막강한 보안이 생명인 군 분야에서 리눅스 컴퓨터 시스템 사용을 늘리고 있어 윈도를 추월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리눅스 진영에 한층 밝은 빛을 던지고 있다.
컴퓨터업체 중 가장 강력히 리눅스를 밀고 있는 IBM의 한 관계자는 지난 금요일 열린 도쿄 무역쇼에서 “미국 정부기관에 75대 이상의 자사 리눅스 기반 컴퓨터를 판매했다”고 밝히며 “이에는 국방부의 공군을 비롯해 농업·에너지부, 연방항공국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이외에도 중국 체신부 산하 기관, 독일 의회, 프랑스의 문화·국방·교육부, 영국, 캐나다, 스페인, 싱가포르 정부기관 등이 리눅스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눅스의 이같은 선전에 대해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댄 쿠스네츠키 애널리스트는 “세계 각국의 정부기관들이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특히 리눅스에 관심을 두고 있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다른 많은 상업(유료)용 소프트웨어와 달리 리눅스는 소스코드가 개방돼 있어 프로그래머들에 의해 계속적인 성능 향상이 가능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리눅스와 경쟁하고 있는 측은 결코 동의하지 않지만 리눅스 지지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보다 리눅스가 더 안정적이고 또 보안면에서도 더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IBM외에 컴팩과의 합병으로 IBM에 버금가는 IT업체로 부상한 HP도 리눅스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최근 자사의 두번째 리눅스 시스템을 미국 에너지부에 판매했다. 이 제품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리눅스 시스템으로서 가격이 2450만달러에 달하는데 미 에너지부는 이 리눅스 컴퓨터를 생명공학과 천문 등 환경 연구에 이용할 방침이다. 가장 대중적인 리눅스 소프트웨어와 툴을 판매하고 있는 레드햇도 “유럽위원회와 프랑스, 독일 연방기관들이 우리의 소프트웨어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보안 정책 수립에 기여한 바 있는 제임스 루이스 기술분석가는 “IBM과 HP 등 메이저 업체들이 리눅스를 적극 지원하는 것도 리눅스의 세력 확산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이들 정부기관에서 리눅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하지만 점차 이들 정부기관이 리눅스와 짝을 이룬 고성능 하드웨어에도 기꺼이 뭉칫돈을 투자할 의향을 내비추고 있어 리눅스의 앞날이 장밋빛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리눅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유명한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지 못해 데스크톱 시장에서는 MS 기세에 눌려 변변히 힘을 못써 왔다. 하지만 서버 시장에서는 27%의 점유율로 40% 이상의 MS에 이어 넘버투다. 또 하나 리눅스 진영에 고무적인 것은 리눅스가 미 연방정부뿐 아니라 군부,정보기관 등 정교함과 보안성이 탁월한 컴퓨터 시스템을 요구하는 곳에서의 사용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다. 미 국방부 의뢰로 미트레가 지난주 조사, 발표한 바에 따르면 249개 정부기관이 오픈 소스 컴퓨터 시스템과 툴을 사용하고 있는데 공군의 여러 기관과 해군, 해군연구소 등이 대표적 리눅스 컴퓨터를 사용 기관이다.
이 보고서는 리눅스가 사이버공격에 더 안전하고 가격이 싸다고 지적하며 향후 리눅스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플로리다에 있는 이글린 공군기지의 식이글 사무실은 IBM의 리눅스 시스템을 사용해서 미사일과 폭탄 등 정교함을 생명으로 하는 무기 배달 및 발사에 활용하고 있다. 이 기관은 13만달러에 달하는 IBM의 64웨이 프로세서의 리눅스 컴퓨터를 3년간 클러스터링함으로써 기존 75만달러에 달하는 실리콘그래픽스의 컴퓨터 시스템을 대체해 결국 60만달러 이상의 경비 절감이라는 성과를 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