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RF, "홈네트워크 표준경쟁 끝나지 않았다" 와이파이에 재도전

 홈 네트워킹 시장의 주도권 싸움에서 와이파이에 사실상 밀려난 홈RF가 전열을 정비, 반격에 나섰다.

 홈 컴퓨터의 고속인터넷 접속표준을 둘러싼 1라운드에서 와이파이 진영에 패한 홈RF 진영이 이번에는 가정용 전화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접속 표준을 두고 2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

 로이터에 따르면 독일의 지멘스와 프록심 등이 후원하고 있는 홈RF 진영은 최근 홈RF를 차세대 무선전화를 위한 표준으로 만들겠다며 홈RF와 802.11a를 통합해 각각 무선전화와 데이터·비디오 스트림을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홈RF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고 802.11a로 데이터와 고대역의 비디오스트림을 가정에서 공유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홈RF 진영의 대변인인 지멘스의 웨인 캐스웰은 “홈RF가 데이터와 엔터테인먼트, 음성을 모두 지원한다고 주장하는 대신 홈RF는 데이터와 엔터테인먼트를 추가한 음성표준으로 정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홈RF 진영의 새전략이 생존을 위한 자구책에 가깝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얼라이드비즈니스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인 내빈 사바왈은 “와이파이 제품은 홈RF 제품의 판매를 크게 위축시켰다”며 “이에 따라 홈RF 진영은 다른 관점, 특히 음성 부문을 되돌아보도록 전략을 바꿔야만 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인 파크어소시에이츠의 부사장인 커트 셰프도 “소비자들이 고성능 전화서비스 때문에 홈RF 제품을 사도록 하려면 홈RF 진영은 지난 98년부터 시작했던 노력을 다시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RF 진영은 전략변화에 따라 파나소닉 등과 같은 주요 전화업체가 홈RF를 무선제품에 통합시키고 통신사업자와 케이블 업체들이 홈RF 음성서비스와 함께 고속인터넷 서비스 제공에 나서도록 부추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올해 초 AT&T는 홈RF워킹그룹의 회원사로 가입했으며 앞으로 홈RF에 기반을 둔 가정용 고급전화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홈RF 진영의 전략변화가 이미 기운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와이파이 진영도 올해 말 고급 음성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표준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반사용자들이 가격이 비싼 홈RF 전화기를 위해 기존 전화를 포기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파크어소시에이츠의 셰프는 “음성과 데이터 애플리케이션을 가정에서 통합시켰을 때의 이점을 설명하는 것은 애널리스트인 나에게도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