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샌프란시스코(UCSF) 생명공학 연구원들이 현재 미 의회에 계류중인 관련 법안이 금지하고 있는 ‘치료 목적의 복제’ 실험을 실시했던 것으로 밝혀져 파문을 낳고 있다.
UCSF는 로저 피더슨 연구팀이 지난 9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른바 ‘체세포 핵 이식’이라고 알려진 실험기법으로 인간 난자내 유전물질을 성인 세포 기증자의 세포내 유전물질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이는 복제양 ‘돌리’ 복제시 사용된 방식으로 동물을 대상으로 성장한 개체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자손을 복제하기 위해 쓰여온 기법이다. 피더슨 박사는 저명한 UCSF 배아줄기세포 학자로 이 실험이 미국에서 금지될 가능성을 우려해 지난해 이 대학을 사임하고 영국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험은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있는 생명공학회사 제론과 이 대학 생명공학 연구 프로젝트인 ‘바이오스타’가 필요한 연구자금을 댔다. 이 실험 목적은 초기 단계 인간 배아를 만든 뒤 이로부터 줄기세포를 얻어내 순수한 학문 차원에서 연구하거나 파킨스씨병이나 심장병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것이었다.
이 실험은 미국에서 시도된 인간 세포 복제기술로는 두번째다.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어드밴스트셀테크놀로지사가 지난해 미국에서 처음으로 초기 단계 인간 배아 복제실험을 했다고 밝혀 국제적으로 논란을 불러왔다. 그 뒤 중국 관련 연구원들도 이와 비슷한 실험을 했다고 밝혔다. UCSF의 이같은 인간복제 실험 사실은 월스트리트저널이 날 미 캘리포니아주 공공기록법에 따라 구체적인 실험 결과가 모두 삭제된 수백장에 이르는 관련 실험자료를 입수해 이를 처음으로 보도했다.
UCSF는 이 날 발표문을 통해 현재는 치료 목적 복제를 연구하지 않고 있으나 치료 목적 복제연구 재개 자체 기준은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피더슨 전 연구원은 이 발표문에서 “체세포 핵이식 기술로 유도된 줄기세포가 치료제 개발에 매우 가치가 있다”며 “이 기술을 이용하면 환자와 면역적으로 문제가 없는 배아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피더슨 전 연구원은 이 기술로 생성된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가 진척되면 인간 배아를 사용하지 않고도 성인 세포를 치료용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해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지원을 불임클리닉에서 파기된 인간 배아에 국한시킨 뒤 배아 폐기 확산을 막기 위해 연구지원금을 기존 60여 줄기세포주로 제한했다. 피터슨 박사팀은 이들 60여 줄기세포주 가운데 2개가 자신의 연구팀이 생성했으나 이들은 이 체세포 핵이식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각기 다른 배아로부터 만들어낸 줄기세포주라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생명복제 목적이건 치료 목적이건 체세포 핵이식 기술을 사용해 인간 배아를 만드는 연구를 반대하고 있다. 미 의회는 현재 체세포 핵이식 기술을 전면 금지할지, 아니면 치료용 원천 세포로서의 초기 단계 배아 생성에만 이 기술을 허용할지를 심사중이다. 피더슨 박사는 체세포 핵이식 일명 ‘클로닝’방법을 사용했으나 이 대학 의과대학 윤리위원회와 인간연구위원회가 그의 연구계획을 사전검토하는 바람에 생존 가능한 줄기세포주를 만들 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UCSF의과대학 야마모토 케이스 연구부 부학장은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분야는 현재 유아단계라 수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추가 연구가 따라야 한다”며 “특히 연구 초기단계에는 과학자들에게 다양하고 깊이 있는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