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컴팩과의 인수를 마무리한 휴렛패커드(HP)가 지난 4일(현지시각) 합병후 처음으로 투자분석가 회의를 가지며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감원과 앞으로의 경영목표 등을 제시해 시선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HP 최고경영자(CEO) 피오리나는 경기가 예상보다 더 안좋아지면 추가 감원이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감원 문제=합병후 전체 직원의 10%선인 1만50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그동안 공언해온 HP는 이날 구체적 날짜를 제시, 현 사업연도가 끝나는 10월말까지 1만명 그리고 나머지 5000명은 새로운 회기(2003년) 안에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피오리나 CEO는 이날 “감원을 당초 계획보다 빨리 실행키로 했다”며 “해고보다는 명예퇴직 등의 방법을 최대한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추가 감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경영 사정이 나빠질 경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1만5000명을 줄이는 것이 회사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적정 수준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컴팩을 흡수한 HP의 현재 직원은 15만명 가량이다.
◇매출 및 비용절감=피오리나는 감원을 조기에 실행함으로써 올해와 내년에 비용 절감액을 각각 5억달러까지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P는 당초 감원 등을 통해 올해 20억달러 그리고 내년에는 25억달러를 각각 절감한다는 계획이었다. 매출과 관련해서 HP 서열 3위인 로버트 와이먼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올 하반기 매출이 350억∼36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말로 종료된 현 사업연도 상반기에 기록한 378억달러보다 적은 것이다. 월가에서도 HP가 올 하반기에 36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와이먼은 매출 이외 하반기의 수익 전망에 대해서는 “시장이 불투명하다”며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들은 비공식적으로 경비절감 노력 등이 효과를 내면서 25∼26%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HP 주식은 현재 나스닥에서 20달러 미만에 거래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