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인터랙티브 유준열 사장
“콘솔게임 유통은 언제 시작하나요.”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계획은 없나요.”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요즘 PC게임 시장이 침체기기 때문이다. 현재 많은 PC게임 퍼블리싱업체가 온라인게임·콘솔게임·모바일게임, 심지어는 게임 외에 새로운 장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비디오·모바일에 비해 PC게임의 시장은 성장도 더디고 시장점유율도 낮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그러나 이유를 생각하기 전에 시장 상황을 바꾸기 위해 과연 PC게임업체들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보고 싶다.
시장이 침체기로 돌아서면서 많은 업체가 PC게임 퍼블리싱을 꺼리고 있고, 이로 인해 많은 게임이 유통업체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많은 개발사는 PC게임 개발을 포기하고 온라인게임·콘솔게임 개발로 돌아서고 있다. 물론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야 좀더 성공 확률이 높은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무조건 안된다고만 생각하기 이전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대부분의 업체가 벌이는 마케팅 방식은 항상 틀이 비슷하다. 출시 이전에 광고·홍보를 통해 게임을 알리고 출시 이후 방송매체를 통한 게임대회를 진행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정말 마케팅기법에 한계를 느낀다고 말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이 연구하고 또 연구했을까. 이런 진부한 마케팅 노력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
2000년 6월, 자사가 최초로 퍼블리싱한 게임을 알리면서 남들이 생각조차 못한 마케팅기법을 이용했다. 지금은 흔한 기법이지만 방송대회를 진행하는 일, 대중가수가 게임의 주제가를 부르는 일, 연예인을 방송대회 해설가로 등장시킨 일 등 모든 것이 게임 마케팅에 별다른 노하우가 없는 가운데 진행된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많이 연구하고 노력했다. 물론 그 결과에 대만족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노하우를 얻었고 나름대로 자신감도 얻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뭔가 새로운 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현재 PC게임 시장에는 이런 새로운 마케팅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무조건 할 수 없다는 생각, 무조건 안될 것이라는 생각은 일단 버리고 시작한다면 좀더 도움이 될 것이다. PC게임과 온라인게임의 장르를 구분하기에 앞서 온라인게임과 PC게임을 합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같은 PC 기반의 게임이므로 공동마케팅으로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게임과 관련없는 업체와 연계해 새로운 마케팅 방안을 찾는 것은 어떨까. 엔터테인먼트산업, 컴퓨터 관련 산업과 같이 PC게임과 많은 관련이 있는 산업뿐 아니라 식음료산업·생활용품산업 등 조금은 연관성이 없는 산업과의 공동마케팅도 추진해볼 만하다. 실제로 여러 업체에서 PC게임과는 관련없어 보이는 산업과의 공동마케팅을 추진해 성공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오랜 기간 게임은 오락실이라는 장소를 통해 찾아오는 사람에 대한 수동적인 서비스가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많은 업체의 능동적인 노력으로 게임을 하나의 ‘문화적 콘텐츠’로 인식할 수 있게 됐다.
PC게임업체들이 이제껏 정말 많은 노력으로 게임을 ‘문화적 콘텐츠’로 만들었다면 앞으로 정말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매김하도록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 단순히 시장이 너무 침체됐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콘텐츠를 우리 스스로 너무 쉽게 버리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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