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악의 시기를 겪었던 세계 반도체업계가 올해 3.1%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한 뒤 오는 2004년까지 성장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가 전망했다.
6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SIA는 이날 연중 전망보고서를 통해 세계 반도체 매출이 올해 1430억달러로 작년 대비 3.1%가 늘어나고 내년과 2004년에도 각각 1770억달러와 213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 23.2%와 20.9%의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SIA는 그러나 이같은 올해 반도체 매출 성장률은 전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급신장에 따른 것이며 미주·유럽 및 일본의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지역별로 보면 아태지역은 올해 작년보다 무려 27% 증가한 510억달러에 이르고 내년과 2004년에도 25%(630억달러)와 23%(770억달러)씩 성장할 것으로 예견됐다. 그러나 오는 2005년에는 성장률이 4%로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SIA는 덧붙였다.
미국의 경우 올해 350억달러의 반도체 매출로 작년보다 4% 가량 감소하겠으나 내년과 2004년에는 430억달러와 520억달러의 매출로 24%와 22%의 높은 신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유럽시장 또한 올해는 작년보다 2% 위축된 300억달러에 그친 뒤 연간 60억∼70억달러씩 성장해 2004년에는 매출이 430억달러에 이르고 일본은 올해 시장규모가 작년보다 14% 감소한 280억달러에 그치겠지만 2004년에는 41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킹 반도체 생산업체 커넥선트시스템스의 회장이자 SIA 이사인 드와이트 데커는 “지난해 반도체업계는 역사상 유례없는 침체를 경험했다”면서 “아직도 경제적인 불확실성이 매우 크지만 반도체업계는 앞으로 10분기 동안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