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컴퓨터와의 합병으로 IBM과 버금가는 거대 기업으로 부상한 휴렛패커드(HP)가 일부 미들웨어 자산 매각 등 미들웨어 사업 축소 내지 철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컴퓨터월드(http://www.computerworld.com)가 전했다. 대신 HP는 고객의 미들웨어 요구를 마이크로소프트(MS)나 BEA시스템스 등과 같은 다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파트너십)를 통해 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월드에 따르면 HP의 엔터프라이즈시스템스 그룹을 이끌고 있는 피터 블랙모어 부사장은 4일(현지시각) 보스턴에스 금융애널리스트들과 모임을 갖고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미들웨어 자산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모어 부사장은 구체적 미들웨어 제품과 정확한 철수 시기를 자세히 말하지 않은 채 “이달말께 상세한 사항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이번 계획에 지난 2000년 10월 블루스톤 소프트웨어에서 인수한 ‘자바 애플리케이션 서버’도 포함되느냐”는 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HP는 통상 고객 이전 작업을 완전히 정착시키기 전까지는 상세한 사항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우회해 갔다. 하지만 그녀는 “현재 일부 업체들과 미들웨어 분야에서 제휴를 맺기 위해 협상을 진행중이다”고 시인했다.
HP가 어떠한 미들웨어 제품을 매각할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은 애플리케이션 서버가 그 첫번째 대상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는 이 제품이 개발비용이 많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장에서 HP가 차지하는 비중이 선발업체인 BEA시스템스와 IBM에 비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보스턴에 있는 저명한 시장조사기관인 양키그룹의 애널리스트 로브 페리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보면 HP가 자체 개발을 중단하고 고객들에게 다른 업체(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즉 HP가 자바를 선호하는 자사 고객에게는 BEA의 ‘웹로직’ 애플리케이션을,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고객을 위해서는 자바와 상응하는 닷넷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도 ‘블루스톤’을 매각하는 것이 HP가 취할 움직임 가운데 하나라고 동의하며 HP가 BEA와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애플리케이션 서버는 개발자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거나 설치하도록 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HP는 지난해에 애플리케이션 서버의 기본 버전을 특정 제품과의 번들로 무료 제공했었다.
애플리케이션 서버 말고도 HP는 서비스 통합 소프트웨어인 ‘e스픽’ 등을 포함한 미들웨어 슈트인 ‘넷액션’도 가지고 있다.
이날 비록 HP는 어떠한 미들웨어를 매각할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블랙모어의 말에 따르면 매각 대상이 광범위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는 “파트너십 성과 여부에 따라 미들웨어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오리나는 HP의 시스템관리 솔루션인 ‘오픈뷰’와 ‘오픈콜’ 등이 수익을 내고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의 소프트웨어 사업이 지난 18개월 동안 만족할 만한 진보를 해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