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데이터통합(VoIP) 인터넷전화서비스 사업자인 앳폰텔레콤의 서비스 중단에 따라 인터넷전화의 수익성에 대한 회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본지 4월 17일자 7면 참조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앳폰텔레콤(이하 앳폰)의 서비스 중단은 모기업인 디지텔의 부도가 가장 큰 이유지만 업계 최대의 고객을 확보하고서도 흑자구조를 만들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다는 진단이 내려짐에 따라 통화료 인하경쟁을 계속해온 인터넷전화 업계에 경종을 울렸다.
◇문제는 수익성=앳폰은 서비스를 중단하고 다른 사업자에 장비와 가입자를 넘기는 조건으로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당초 7일 정오부터 서비스 재개를 약속한 앳폰은 이날 홈페이지에 ‘재개여부를 10일 다시 발표하겠다’고 공지하고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2, 3개 회사에 실사자료를 제공해 인수협상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앳폰의 부실규모뿐만 아니라 수익성에 대한 회의 때문에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협상 대상자인 Q사의 관계자는 “앳폰을 통해 제공되던 서비스가 중단된 상황이라 우리도 피해가 큰 상황”이라며 “인터넷전화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앳폰과 협력관계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인수를 검토중이나 앳폰의 재무상황이 안좋은 데다 직접 인터넷전화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부담스러워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앳폰의 인수타진에 수익성을 중심으로 면밀히 검토해본 결과 인수불가 방침을 통보했다”며 “매출규모에 비해 부채가 지나치게 많은 것은 물론 통화료수익이 서비스원가에도 못미치고 못받은 통화료도 억대에 달하는 등 수익구조가 안좋아 인수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한편 앳폰 관계자는 “몇몇 사업자와 인수를 협의중이며 그중에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회사도 있다”며 “빠르면 월요일 중 결론이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화료정책 도마위에 올라=이에 따라 고객확보를 위한 통화요금 인하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앳폰의 몰락에 대해서도 ‘최근 실시한 정액요금제로 월 4억∼5억원의 적자가 쌓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공통된 분석인 만큼 통화료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전화 업체들은 이동전화와의 통화요금을 10초당 13원대로 내리고 시내외 전화 요금을 3분당 39원 수준으로 내리는 한편 중국·미국 등 국제전화 요금도 내리는 ‘도미노식 통화료 인하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대부분 별정통신사업자로서 서비스를 위해 이용자 약관이나 사용자 약관으로 KT·하나로통신 등과 계약해야 하는 입장에서 원가 이하의 통화요금을 책정하는 경우도 발견된다.
한 인터넷전화업체의 사장은 “앳폰 사태를 보면서 업계의 치부가 드러났다는 느낌”이라며 “인터넷전화 서비스도 합리적인 요금제도를 채택하고 안정적인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