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메신저시장 `전운`

일명 인터넷 쪽지라고 불리는 인스턴트 메신저(IM) 분야에서 소비자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세계 최대 인터넷업체 AOL이 조만간 제품을 내놓으며 기업용 IM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수익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기업용 IM시장에 격변이 예상된다.

 친구·동료들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짤막한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IM은 소비자용 시장에서는 AOL과 함께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빅3를 형성하며 절대 파워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용 IM시장에서는 아직 절대강자가 없는 실정이다. 소비자용 IM시장에서 AOL의 최대 라이벌인 야후는 현재 기업용 IM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큰 관심이 있다”고 공언하며 언제든지 뛰어들 태세이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자사 메일 서버인 ‘익스체인지’에서 IM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생업체들의 입지가 거의 없는 소비자용 IM과 달리 기업용 IM시장에서는 보다 틈새가 많아 현재 10여개의 신생기업들이 활약하고 있다. 또 이들 소규모의 신생사 외에도 IBM이 인수한 로터스가 지난 98년 12월 선보인 ‘세임타임’이라는 애플리케이션에서 기업용 IM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노벨도 ‘인스턴트미’라고 불리는 AIM 기반의 기업 IM을 내놓으면서 활발히 마케팅하고 있다.

 ◇AOL 여름까지 ‘엔터프라이즈 AIM’ 발표=AOL은 늦어도 오는 8월말까지는 ‘엔터프라이즈 AIM’이라 명명된 기업용 IM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제품은 기업용 IM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AOL이 선발주자업체들의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보안력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세계적 보안업체인 베리사인과 최근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신생업체들을 비롯해 선발업체들은 “소비자용 IM시장의 공룡이 온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AOL이 이 시장에 너무 늦게 진출했다는 우려를 보내고 있지만 AOL의 시장 파괴력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이미 소비자용 IM 분야에서 AOL은 최대 업체인데 시장조사기관인 오스터먼리서치가 올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AOL의 제품 사용자가 70%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MSN과 야후는 각각 51%와 44%에 그쳤다. AOL 인스턴트메신저(AIM)와 ICQ라는 두 종류의 IM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AOL은 이의 사용자가 각각 1억5000명과 1억3000만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CQ 서비스는 AOL이 지난 98년 ICQ를 인수하면서부터 AOL의 서비스가 되었다.

 ◇업체간 합병 활발할 듯=기업용 IM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는 신생업체들은 자버·머큐리프라임·퀵실버·투웨이·아이킴보·에제니아·넷럴트·ACD시스템스·반투·컴버스 산하의 오디고·커뮤니케이터 등 십여곳에 달한다. 이들 중 특히 커뮤니케이터의 ‘허브IM’ 기업용 IM 서비스 경우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골드만삭스·리먼브러더스·메릴린치·모건스탠리·살로먼스미스바니 등 세계적 금융기관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들 전문업체뿐 아니라 로터스·마이크로소프트·노벨 등도 기업 IM기능을 구현한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시장 전문가들은 AOL의 진출로 소형·신생업체들의 이합집산과 함께 대형 기업 가운데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로터스가 이들 소형·전문기업을 인수함으로써 AOL에 대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서치 회사 버턴 그룹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코비엘러스는 “아직 뚜렷한 대표 주자가 없는 기업 IM시장에 누군가가 지배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앞으로 경쟁이 격화돼 소수만이 살아남는 가운데 퇴출 기업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