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 shin@hanaro.com>
지난 1960년 케네디와 닉슨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선거는 정치사의 일대 전환점으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불과 43세의 나이로 현직 부통령에 도전해 역대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된 케네디의 면모도 대단했지만 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TV토론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현직 부통령인 닉슨에 비해 짧은 정치경력으로 고전을 거듭하던 케네디는 첫번째 TV토론을 적극적으로 준비했다. 우선 토론장의 배경과 같은 회색 양복을 입은 닉슨에 비해 케네디는 짙은 색의 양복을 입었기 때문에 더욱 돋보였으며, 유세를 마친 후 피곤해 보인 닉슨에 비해 그날 유세일정을 잡지 않은 케네디는 더욱 활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케네디는 시청자들에게 ‘뉴 프런티어’의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역사상 가장 작은 표 차이(11만8574표)로 박빙의 승부 끝에 대통령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최근 초고속 인터넷 등 각종 통신서비스가 널리 보급되면서 방송의 위상이 흔들리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화려한 영상을 통해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는 방송의 매력은 아직까지 건재하다. 오히려 방송의 장점을 활용한 새로운 미디어가 출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나로통신은 현재 ADSL이 설치된 가정의 TV에 셋톱박스를 연결해 홈쇼핑, 영화감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자가 선택해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양방향 통신·방송 융합서비스인 ‘TV-VOD’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세계 최초로 이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초고속인터넷, VoIP 등 통신서비스와 연계된 양방향의 멀티미디어 방송을 제공하는 디지털케이블TV사업을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사업자들이 적극 추진하고 있어 그야말로 방송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신과 방송이 융합되는 21세기 디지털 방송시대를 맞아 방송의 위상이 고도화 사회를 이끌어나갈 멀티미디어 산업의 핵심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