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과 ‘스타워즈Ⅱ’ 등 최신 대작 불법복제본을 온라인으로 내려받은 사람이 무려 1000만명 가까운 것으로 추산됐다. 보스턴의 디지털 오락전문 조사업체인 바이언트는 최근 조사보고서에서 지난 5월 마지막주 ‘톱12’ 영화의 극장입장권 판매액이 1억93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최신작들의 대박행진이 계속되면서 인터넷 영화 해적행위도 기승을 부려 하루 평균 40만∼ 60만편의 영화가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영화협회(MPAA) 잭 발렌티 회장은 이에 대해 “이제 영화 불법복제와의 ‘최후의 대결전’이 다가오고 있다”고 역설했다.
영화업계는 냅스터가 3년전 음악파일 교환을 널리 대중화시킨 뒤 온라인 영화파일 해적행위에 대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냅스터 퇴장 후에도 모피우스, 카자, 라임와이어, i메시 등 새로운 세대의 파일 교환서비스들이 등장해 컴퓨터 이용자가 냅스터처럼 손쉽게 영화파일을 찾고 교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바이언트는 보고서에서 특히 스파이더맨과 스타워즈 후속편 같은 대작의 활발한 복제는 과거에 없던 일로 영화 해적행위의 새 장을 여는 일이라고 꼽았다. 두 영화의 복제는 이용자가 패스코드와 기본코드 언어를 알고 가입대가를 지불해야만 접속할 수 있는 고성능 서버 네트워크인 인터넷릴레이챗(IRC)에서 주로 이뤄진다.
앤드루 프랭크 바이언트 CTO는 IRC 트래픽이 250만명으로 평소의 5배로 늘어났다며 IRC는 골수 해적들이 물건을 내놓고 교환하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법복제 활동의 기반은 이미 잘 알려진 파일교환 사이트들이다.
바이언트는 불법복제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1000만명 가량의 컴퓨터 이용자가 스타워즈와 스파이더맨의 복제본을 얻기 위해 IRC, 모피우스, 카자 등 관련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로 개봉전 영화를 비디오 카메라로 찍은 불법 ‘캠’ 버전이 판을 친 지난 5월 11일 주말에는 트래픽이 300%나 급증했었다. 이는 아메리카온라인, 야후, 마이크로소프트나 대학 캠퍼스에서 제공하는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에서 직접 이뤄지는 영화파일 교환행위는 계산되지 않은 것이다.
발렌티 MPAA 회장은 표준 CD나 DVD에 맞게 불법 복제돼 거래, 판매되는 영화 불법복제는 극장표 판매를 줄일 뿐만 아니라 임대시장까지 해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편의 영화 중 극장 상영으로 수입을 얻는 영화는 2편에 불과하고 8편은 항공사나 호텔, 영화 대여 체인업체 블록버스터, HBO, 케이블로 보내진다”고 덧붙였다. 바이언트의 프랭크 CTO는 “불법복제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데 성공하는 이는 4명 중 1명 밖에 안된다”고 추산했다. 예를 들어 스타워즈 후속편은 정보 크기가 7000만∼1억8000만바이트까지 각기 다른 4개의 파일로 구성돼 있어 초고속 인터넷 접속으로 다운로드하는 데에도 무려 6시간 이상이 걸린다.
프랭크 CTO는 “이처럼 다운로드하기 어려운 데도 이의 행위가 그치지 않는 것은 불법복제 영화수요가 아주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할리우드가 불법복제 방지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 보급을 위해 콘텐츠 라이선스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