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주파수 활용기술 무엇이 적합할까.”
2.3㎓ 주파수 재활용 문제가 통신업계의 핵심 이슈로 등장한 가운데 활용기술 방식을 놓고 업체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SK텔레콤·하나로통신·데이콤·두루넷 등 통신사업자들은 정부가 주파수 이용효율의 극대화를 명분으로 2.3㎓ 주파수 재활용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업체간 이의 재활용 기술방식과 관련해 일부 사업자는 무선랜(IEEE802.11a/g) 방식을 고집하는가 하면 일부 사업자는 I-버스트(BURST·TDMA) 방식을 주장하는 등 업체간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우선 2.3㎓ 주파수에 대한 기득권을 주장하는 하나로통신(KT도 포함)은 미국 어레이콤의 독자기술인 I-버스트 방식이 2.3㎓ 주파수를 활용하는 기술로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2.3㎓ 주파수는 새로운 주파수 대역인 만큼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서비스품질(QoS)이 보장되는 I-버스트 방식의 기술을 채택해 아예 고속이동성과 대용량의 데이터통신을 가능케 하는 4세대 통신의 도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이동성에서나 동시 송수신 방식에서 무선랜 방식보다 우수해 향후 활용성에서도 앞서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주파수 이용효율의 극대화와 균등한 사업기회 실현 차원에서 정부의 주파수 재활용 방침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는 데이콤을 비롯해 두루넷·SK텔레콤 등은 무선랜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개방형 표준기술인 무선랜 방식은 향후 라이선스비용은 물론 기술의 종속성으로부터 자유로운 데다 가격이 저렴해 4세대통신의 과도기적 기술로는 최적이라는 설명이다. 더구나 최근 초고속인터넷서비스도 정부측에서 보편적 서비스화하는 마당에 향후 모든 통신서비스의 보편적 서비스화를 지향하는 정부가 가격도 5∼10배 가량 비싸고 기술 종속적인 기술인 I-버스트을 채택해 그 여지조차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은 정책적인 측면과 산업측면, 이용자측면을 고려해 2.3㎓ 주파수 활용기술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무선랜 방식이나 I-버스트 방식의 경우 업체간 이해관계가 달려 있는 만큼 관련 업체의 입장보다는 국내기술 수준이나 향후 선도국가로서의 세계적인 추세, 국내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아직은 두 방식의 기술이 서로 장단점이 있는 만큼 충분한 검토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며 아직 어떤 방침도 정해진 게 없다”면서 “국내 기술의 상용화 수준과 국내산업에 미치는 영향, 향후 기술발전 추세 등을 감안해 업계와 학계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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