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실버(노인) 세대?’
LG텔레콤(대표 남용)이 40대와 50대 중장년층을 겨냥한 단말기를 내놓으면서 ‘실버’라는 용어(브랜드)를 사용해 화제다. 그러나 실버요금 가입은 60세 이상으로 국한시키고 있어 실제로 실버 단말기와 실버혜택은 무관, 소비자들의 혼란도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실버는 60대 이상의 노년층을 의미하는 용어. 업체들은 우리나라에도 노년층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버 상품’을 내놓고 있다.
LG텔레콤도 단말기 화면 글자크기를 크게 하면서 무선인터넷 기능을 없애고 단문메시지서비스(SMS) 기능을 강화한 실버 단말기를 텔슨전자(대표 김동연)와 공동으로 개발,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실버폰’에는 문자크기조절 기능이 있어 문자 크기를 3단계까지 키우거나 줄일 수 있으며 버튼 크기를 대형화했다. 유형별로 정형화된 40여개의 문장 중 하나를 선택, 간편하게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무선인터넷, cdma2000 1x, 화음 등 실버층의 사용빈도가 낮은 기능을 없애 가격을 대당 15만원선으로 낮췄다.
그러나 LG텔레콤이 주요 시장으로 삼는 것은 60대 이상이 아니라 40대와 50대 중장년층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단말기가 ‘실버폰’이기는 하지만 60대 이상은 시장성이 없어 중장년층을 소비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40대 중후반 소비자들은 중장년층 대상 상품을 ‘실버’라고 명명하고 ‘노인’으로 몰아부치는 데 대해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한 40대 소비자는 “한창 일할 나이인데 ‘실버세대’로 선을 긋는 것은 부당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한 40대 소비자가 ‘실버폰’을 구입하더라도 가장 저렴한 요금인 실버요금제에 가입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LG텔레콤은 60세 이상이면 월 기본료 1만2500원, 지정번호 20개 무료통화 등 저렴한 요금에 가입할 수 있다. LG텔레콤은 실버요금제 가입은 60세 이상으로 한정해 놓고 있어 단말기 판매와 요금제 판매시에 ‘실버’라는 단어의 뜻을 서로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