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기술의 오상수 전 사장이 지난해 11월 사임한 지 7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새롬기술은 12일 “한윤석 사장이 건강 등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11일 저녁 긴급이사회를 소집, 한 사장의 사표수리와 오 전 사장의 복귀를 결정했다”며 “오는 20일 오상수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반적인 내용과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업주이자 최대주주(8.6%)인 오 전 사장은 지난해 11월 미국현지법인인 다이얼패드커뮤니케이션(이후 다이얼패드)의 파산에 따라 대표이사를 사임한 뒤 고등학교 동창인 한 사장에게 새롬기술의 경영을 맡기고 미국에 머물며 다이얼패드의 경영정상화에 전념해왔다.
당초 예정된 글로벌 미팅을 위해 12일 아침 일본으로 출국한 오 전 사장은 귀국해 2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영계획을 밝히고 대표이사 업무를 수행할 방침이며, 사퇴한 한 사장은 당분간 요양할 예정이다.
◇복귀 과정=오 전 사장의 경영복귀는 12일 새벽에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지난 7일 한 사장의 사표 제출로 11일 긴급 소집된 임시이사회는 참석자 중 1명이 늦게 도착, 당초 예상시각보다 1시간 늦은 저녁 8시께 시작되는 등 갑작스레 진행됐다. 이사회에는 오 전 사장과 한 사장, 이우용 CFO, 사외이사 2명과 감사인 2명 등 7명이 참석했다. 이사회는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마무리되지 못하고 4시간 이상의 마라톤회의 끝에 오 전 사장의 복귀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이사회 자리에 있던 새롬기술 관계자는 “대부분의 시간에 회사 경영전반의 문제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이 이뤄졌고 한 사장의 사표수리와 오 전 사장의 복귀 여부는 회의 막바지에 비교적 수월하게 결정됐다”고 전했다.
◇배경=건강이 좋지 않은 한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따라 오 전 사장이 직접 수습에 나선 것이라는 게 새롬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한 사장의 사표 제출과 긴급이사회, 오 전 사장의 복귀 등 일련의 과정이 갑작스럽게 진행된 데다 같은 시점에 오 전 사장의 친인척과 한 사장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행위 문제가 불거져 복귀 과정에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사장과 오 전 사장의 친인척 등이 지난해 미국 다이얼패드 파산 직전에 각각 2만8182주와 38만2400주를 내다 팔아 부당이익을 얻은 데 대해 금감원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지난해 다이얼패드 지원 여부를 놓고 오 전 사장과 한 사장 측이 갈등을 빚어왔다는 점 등도 대표이사 교체의 또다른 배경으로 지적됐다.
◇앞으로의 과제=11일 긴급이사회가 4시간 이상 진통을 겪은 것은 오 전 사장이 해결해야 할 산적한 과제를 짐작케 한다. 올해 1분기 영업외 이익에 힘입어 1억여원의 당기순익을 올렸지만 매출액 61억원에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의문이 제기된 사업수익성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 오 전 사장의 부친, 동생, 숙부 등 친인척이 불공정거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는 점도 덜어내야 할 짐이다. 아울러 미 다이얼패드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오 전 사장이 새롬기술과 다이얼패드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 것도 주어진 과제 중 하나로 지적됐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