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와 GSM의 대결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10일 홍콩에서 개막돼 14일 폐막되는 ‘3G월드콩그레스 2002’는 90년대 전세계 이동통신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벌어진 CDMA와 GSM 진영간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올해로 7회를 맞은 3G월드콩그레스는 행사 명칭과는 달리 cdma2000으로 불리는 동기식 3G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비동기식 3G는 배제된 채 벌어지고 있는 반쪽짜리 3G 행사인 것이다.
사실 이 행사는 유럽의 ‘GSM월드’에 대응하기 위해 CDMA개발그룹(CDG)이 ‘CDMA월드콩그레스’라는 이름으로 열어온 행사로 지난해 3G 시장이 가시화되면서 명칭이 바뀌었다. 즉 3G월드콩그레스는 2G 시장에서 유럽과 중국을 장악한 GSM에 밀려 열세를 보여온 CDMA 진영이 3G 시장에서의 역전을 기도하는 행사인 셈이다.
그렇기에 CDG는 행사기간 내내 3G CDMA기술인 cdma2000의 우수성을 강조하느라 바빴다.
CDG의 페리 라포지 회장은 가는 곳마다 “전세계 cdma2000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며 “cdma2000이 3G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다행히도 이런 CDG의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처럼 보인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기술자들의 콘퍼런스 위주로 진행되던 예년 행사에 비해 장비업체들의 전시행사도 성황을 이루는 등 활기가 넘친다”며 “행사 규모를 확대하려는 CDG의 의지가 엿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행사기간에 주요 cdma2000 서비스사업자를 초청, 라포지 회장의 사회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dma2000 1x EVDO에 대해 쏟아진 기자들의 질문 공세는 CDMA 진영의 대반격 의지에 힘을 실어줄 만했다.
과거 2G 시장의 ‘CDMA대 GSM’ 경쟁에서 이제는 3G 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cdma2000 대 WCDMA’의 2라운드로 접어든 이동통신전쟁. 하나뿐인 승좌를 놓고 경기는 계속되고 있다.
<홍콩=엔터프라이즈부·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